우리 각자 자신은 과연 누구인가? 현실을 떠난 어려운 철학적인 굴레로 접어드는 것 같다.

20여 년 전 기억을 되돌려보면 영화 <올드 보이>가 상영된 적이 있었다. 한 남자의 끈질긴 복수를 주제로 한 심리 스릴러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영문도 모른 채 납치를 당해 10년 동안 골방에 갇혀 지낸다. 그는 오로지 복수하기 위해 골방에서 탈출을 결심하여 쇠젓가락으로 굴을 파기 시작한다. 드디어 탈출에 성공한 주인공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자신을 가둔 사람의 전화였다. 주인공은 당신은 누구요? 라고 소리친다.

어떤 대기업의 사장은 퇴임 후에 일주일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아파트 경비원과 얼굴을 마주칠까 봐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가 현직에 있을 때는 이른 아침에 고급 승용차가 집 앞에 대기했고, 경비원은 깍듯이 인사 하였다.

만약 이 사람처럼 사장 직함이 자신이라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순간 자신의 존재는 사라지고 만다. 얼른 유명 작가가 쓴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의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내용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