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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경제학자의 통찰, ‘한강의 기적’을 이끈 기업가정신을 손자병법으로 분석하다”

  • 양귀영 기자
  • 입력 2025.12.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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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인터뷰 - 《기적의 한국경제 발전》 조재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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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13위이지만, 1인당 소득은 세계 36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한국경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한국이 맨주먹으로 시작하여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물론 고도성장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억압, 소득과 부의 불평등, 계층과 지역 간 갈등, 가치관의 혼돈과 같은 부작용도 있었지만, 빈곤 탈피와 경제성장의 성과를 가릴 만큼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2019년 코로나19를 겪으며 일시적 침체를 경험했지만, 한국은 이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40여 년간 강단에 선 조재호 저자는 최근 신간 기적의 한국경제 발전을 통해 이 기적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복기한다. 그는 대학에서 한국경제과목을 가르치며 학생들이 한국경제에 대한 자부심은 높지만, 정작 관련 지식이 부족함을 절감했다. 이 책은 박정희 정부 시절 추진된 대규모 국가사업들과 민간 창업자들의 기업가정신이 한국경제 성장에 미친 영향을 서술하고, 나아가 정부와 민간 창업자들의 리더십 가치를 손자병법에 비추어 비교 고찰하는 독창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경제학자의 깊이 있는 통찰로 한강의 기적을 이끈 원동력을 분석한 조재호 저자를 만나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조재호 저자가 책을 집필한 동기는 명확하다. 그는 대학교에서 오랫동안 한국경제과목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자부심은 높지만, 경제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경제이론과 한국경제에 대한 집중적인 지도 부족 등이 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라며, “한국경제 이해 관련 좋은 책을 만들어 우리의 미래 세대들과 일반인에게 한국경제에 관련 지식을 넓히고자 집필하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언론을 통해서만 경제 지식을 습득할 경우, 언론인의 선입견에 의해 기사가 써지는 경향이 있어 균형감각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특정 이념에 편향되지 않고 경제 이론에 근거하여 한국경제의 실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집필 의도는 2000년대 초, 정몽준 당시 울산대학교 이사장이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글을 써보라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코로나19 격리 기간을 이용해 그동안 모은 자료를 정리하여 2021한국의 경제발전과 기업가정신을 먼저 출판했다. 2025년에 출간된 이번 책은 2021년의 책을 대폭 보완한 것으로, 특히 60~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정책 업적과 민간 창업자들의 리더십을 손자병법으로 해석한 내용을 포함했다. 책의 구성은 체계적이다. 1부에서는 세계 경제와 한국경제의 발전 과정, 제도와 정책의 중요성, 그리고 정부와 민간 리더들의 기업가정신을 이론과 사례로 구분해 소개한다. 2부에서는 남북한의 리더십 차이와 그 결과를 다룬다. 저자는 이 사업들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여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구상해 놓았기에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3부에서는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민간 창업자들의 위기 극복과 집념, 성과를 확인하며 4부에서는 한국경제 발전의 운(), 불평등 문제, 외환위기, 부의 창출 규칙, 성장의 원동력 등을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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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으로 분석한 기적의 동력, “정부와 민간의 리더십

조재호 저자는 기적의 한국경제 발전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강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60년대부터 이룩한 기적 같은 한국경제를 베트남 파병, KIST 설립, 산림녹화 사업, 통일벼 개발, 경부고속도로 건설, 새마을운동, 중화학 공업 육성, 100억 달러 수출 등을 시대순으로 나열하여, 각 사업을 조직과 전문가 동원’, ‘도전과 성과로 구분해 일관성 있게 정리하고 서술한 점이다. 둘째는 정부와 민간 창업자들의 기업가정신 가치를 설명하면서 손자병법의 지혜를 포함한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경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오늘날 전쟁 같은 치열한 국제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19731, 기존의 1970년대 말 수출 50억 달러 목표를 갑자기 ‘100억 달러 수출중화학 공업 육성으로 2배 상향 조정한 것에 주목한다. 그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확인할 수 없지만, 북한 경제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50억 달러 수출 목표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손자병법 모공(謀攻)편의 옛날에 전쟁을 잘하는 장군은 먼저 이길 수 없는 나를 만들고, 승리가 가능한 적군을 대적한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박정희 대통령의 100억 달러 수출 달성은 북한의 침략 의지를 무디게 하는 남한의 필승 전략이라고 판단하였다라고 분석했다.

저자는 손자병법이 단순히 전쟁 기술만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에서 리더가 승리할 수 있는 전술과 전략, 인간애를 담고 있다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 빌 게이츠 등 세계적 리더들이 이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셋째는 한국 정부와 창업자들의 리더십을 아프리카 가나공화국 및 북한의 아마추어 리더십사례와 비교 분석하여 우리나라 리더들의 출중한 역량을 소개한 점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가 좌우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시각을 가졌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2021년판 저서는 몽골 울란바토르 국제대학교에서 교재로 선정되어 몽골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몽골 대학 측에서 너무 극우적 교과서도 아니고 외국인에게 한국경제의 긍정성과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회를 어떻게 창출하였는지, 또한 관련하여 정부와 기업의 리더십을 나름 잘 정리하였다고 생각하여 선정되었다라는 평가를 해 주었다라고 전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3포 세대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조재호 저자 본인의 삶 역시 목표 설정의 조화였다. 그는 젊었을 때 교수가 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기회가 오면 바로 그 행운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도록 늘 준비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노력은 10%, 운은 90%인 것 같다고 겸손해하면서도, ‘좋은 운을 부르고 싶으면 좋은 사람과 어울리라는 조언처럼 훌륭한 인사들과의 교류를 중요시했다.

그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진짜 고르기를 접하게 된 순간이었다. 대학교 졸업 후 울산 현대조선소 자재통제부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당시 문화생활이 열악했던 울산 생활을 서울 출신인 아내가 힘들어했다.

그는 직장을 바꿔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조선소 퇴근 후 경제학 책을 다시 잡게 되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울산대 전임강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는 3포 세대, 흙수저 등 자조적인 말을 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과거 세대의 사례를 통해 희망을 전했다. 1960년대에는 가발과 섬유제품 수출로 1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여성 근로자들의 힘이 컸고, 1970년대 석유파동 위기 때는 중동에 파견된 기능공과 노동자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저자는 독자들에게 한국경제가 이룩한 고도성장() 이면에는 최근 심화하는 소득불평등()이라는 문제가 존재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 불평등 문제가 세대 간, 지역 간 갈등과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해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는 나쁜 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석유 부국이었으나 포퓰리즘 정권의 등장으로 경제가 침몰한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들며, “소득불평등에 시달린 일반 국민이 포퓰리즘 정권을 지지하고 탄생시킨다면 과거부터 어렵게 확립된 제도를 쉽게 파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도자는 독단을 피하고 현명해야 한다라며, “국민도 기본 지식을 갖춘 지식인으로 단단히 무장되어 있어 정치적 판단 실수를 피하고 올바른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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