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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엠에스 최성해 대표이사 “기술과 신뢰로 쌓아 올린 ‘맞춤형 설비’의 미학,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다”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01.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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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ecial lnterview - ㈜세진엠에스 최성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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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지난 십수 년간, 그 혁신의 이면에는 수많은 부품과 이를 제조하는 정교한 설비들이 존재했다. 2011년 설립된 세진엠에스는 인쇄 및 제책용 기계 제조를 넘어, 스마트폰 부품 제조의 핵심 공정인 컨버팅(Converting)’ 설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강소기업이다. 남들이 안 된다라고 할 때 할 수 있다라고 답하며 기회를 포착했고, 고객의 생산 라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비를 제공하며 성장을 거듭해 왔다.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말 한마디가 곧 계약서라는 신념으로 30년 넘게 업계의 신뢰를 쌓아온 최성해 대표. 제조업의 인력난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공정 혁신,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을 비전으로 100년 기업을 꿈꾸는 그를 만나 세진엠에스의 성장 스토리와 경영 철학, 그리고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에 대한 제언을 들어봤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세진엠에스는 인쇄, 제본, 포장 기계 및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출발해 현재는 첨단 IT 산업의 핵심인 스마트폰 부품 생산 설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성해 대표는 1996년 인쇄 장비 제조 업체에 입사해 엔지니어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30여 년간 기계와 함께 호흡해 온 그는 변화하는 산업의 흐름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했다. 인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자, 그는 기술 영업을 병행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컨버팅기술이었다. 삼성 애니콜, 모토로라 등이 시장을 주도하던 피처폰 시절부터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2008년 무렵, 그는 스마트폰 부품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견했다.

20111, 최 대표는 15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 자본금 4천만 원으로 서울 성수동의 40평 남짓한 아파트형 공장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창업 초기, 그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노후화된 장비의 성능을 개선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주는 리트로핏(Retrofit) 사업으로 기반을 다질 요량이었다.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우연을 가장해 찾아오는 법이다. 창업 한 달 만인 그해 2, 그에게 운명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한 업체가 3억 원 규모의 설비 제작을 의뢰해 온 것이다. 당시 신생 업체였던 세진엠에스에게는 감당하기 벅찬 규모일 수 있었다. 더구나 다른 경쟁사 3곳은 모두 기술적 난이도를 이유로 불가능하다라며 고개를 저은 상태였다. 하지만 최 대표는 달랐다. 그는 고객에게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엔지니어로서의 기술적 확신과 특유의 도전 정신이 빚어낸 결단이었다. 그는 직접 도면을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협력사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해결해 나갔다. 밤낮없는 노력 끝에 5, 약속된 기한 내에 설비를 성공적으로 납품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최성해 부장은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라는 입소문이 퍼져나갔고, 이후 2억 원, 1.5억 원짜리 발주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스마트폰 시장의 개화와 함께 세진엠에스는 날개를 달았다. 2012년 법인 전환, 하남 공장 확장에 이어 2015년 현재의 남양주 사옥 신축까지, 세진엠에스는 매출 220억 원을 달성하며 그야말로 고속 성장의 가도를 달렸다.

 

스마트폰 산업의 숨은 주역, ‘컨버팅기술의 독보적 경쟁력

세진엠에스의 주력 분야인 컨버팅설비는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 제조 공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이다. 과거 전자제품 조립에 필수적이었던 나사(Screw)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정밀한 테이핑과 본딩 기술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내부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 방수 테이프, 전자파 차폐 필름 등을 정교하게 타발(Die-cutting)하고 합지(Laminating)하여 원하는 형상으로 성형하는 장비가 바로 세진엠에스의 주력 제품이다. 공정이 복잡한 경우 10, 14차에 이르는 다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세진엠에스는 이 모든 공정을 아우르는 설비를 맞춤형으로 제작하여 공급하고 있다.

저희는 기성품을 찍어내는 회사가 아닙니다. 고객사의 생산 라인과 요구 사항에 딱 맞는 맞춤형 설비를 제공합니다. 이것이 저희의 생존 전략이자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하기 힘든 틈새시장, 즉 고도의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 영역을 파고든 것이죠. 비록 매출 규모가 거대하진 않지만, 이 분야에서만큼은 누구보다 깊이 있는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최 대표는 스스로를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라고 소개한다. 전문 경영인에 비해 경영 이론은 부족할지 몰라도, 기계를 보는 안목과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직접 생산 현장을 순회하며 고객이 미처 깨닫지 못한 불편함까지 찾아내 해결책을 제시한다. 고객의 니즈를 넘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먼저 제안하고 개발하는 식이다. 이러한 적극성은 수많은 특허와 실용신안으로 이어졌다. 특히 업계의 시초라 불리는 몇몇 장치들은 이제 경쟁사들조차 범용적으로 사용할 만큼 표준이 되었다. 세진엠에스는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하나의 장비를 개발하는 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긴 호흡의 싸움이다. 때로는 개발비를 따로 받지 않고 설비 견적에 포함해 진행하는 모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10대 이상 팔려야 이익이 남는 구조에서 2~4대 판매에 그쳐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최 대표는 이를 실패라 여기지 않는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기술적 책임을 다하면, 그 신뢰는 반드시 더 큰 기회로 돌아온다라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의 손해를 감수하고 납품했던 업체가 훗날 대규모 발주를 주거나, 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는 등 전화위복이 된 사례가 부지기수다. 기술력에 기반한 이러한 우직한 뚝심이 세진엠에스를 기술 중심의 기계 제조 분야 강자로 만든 원동력이다.

 

말 한마디가 곧 계약서신뢰 경영이 만든 30년 네트워크

30여 년간 업계를 지켜온 최 대표의 경영 철학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신뢰(信賴)’. 그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말로 대화한 것이 곧 계약서가 되는 비즈니스를 지향한다. 복잡한 계약 조항이나 법적 구속력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태도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설사 나중에 업체 측의 사정으로 조건이 바뀌더라도, 그는 당장의 이익을 따지기보다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향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 왔다. 이러한 유연함과 진정성은 고객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한 번 맺은 인연은 10, 20년을 넘어 평생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업의 기본은 기술력이지만, 완성은 신뢰입니다. 고객들은 기계만 사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책임져 줄 사람을 사는 것입니다. 저는 문제가 생기면 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해결해 드립니다. 그것이 비록 당장은 손해일지라도, 길게 보면 회사의 무형 자산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세진엠에스의 또 다른 강점은 찾아가는 서비스. 국내는 물론 베트남, 인도 등 해외 공장까지 정기적으로 순회하며 고객사의 설비 상태를 점검한다. 고장이 나야 부르는 AS가 아니라, 고장이 나기 전에 먼저 살피는 BS(Before Service) 개념에 가깝다. 이러한 순회 점검은 단순한 유지 보수를 넘어, 고객의 새로운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차기 개발 아이템을 발굴하는 중요한 창구가 된다. 최 대표는 얼마나 많이 현장을 누비느냐에 따라 매출이 좌우된다라며, 책상 위가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 경영을 강조했다.

현재 세진엠에스의 매출 비중은 해외 수출이 60~7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고객사들이 생산 거점을 베트남, 인도 등지로 이전함에 따라 세진엠에스 역시 발 빠르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분에, 국내 제조업 침체기에도 꾸준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특히 중국 저가 장비의 공세 속에서도 세진엠에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품질신뢰였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을 이길 수 없지만, 세밀한 맞춤형 설계와 철저한 사후 관리, 그리고 고객과의 끈끈한 유대감은 중국 업체가 흉내 낼 수 없는 세진엠에스만의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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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위기, ‘사람공정 혁신으로 돌파하다

최 대표는 인터뷰 도중 국내 제조업의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엔지니어의 고령화와 청년 인력의 제조 현장 기피 현상은 비단 세진엠에스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뿌리 산업 전체가 직면한 위기다. 세진엠에스의 구성원들 역시 50대 중반 이상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20~30년씩 손발을 맞춰온 장기 근속자들은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지만, 뒤를 이을 젊은 기술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회사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냉철한 진단이다.

젊은 친구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워라밸만 쫓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기술은 한 번 배우면 평생을 먹고살 수 있는 든든한 자산입니다. 초기 몇 년만 참고 견디면, 10년 후에는 누구보다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술직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5년 이상 근무 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이고 강제성 있는 지원 제도가 절실합니다. 기업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최 대표는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공정 혁신을 단행했다. 경쟁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조립이 까다롭고 힘이 많이 드는 방식을 고수할 때, 그는 원가가 조금 더 들더라도 조립 과정을 단순화하고 힘을 덜 쓸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했다.

나이 70이 되어도 조립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자라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망치질이 필요 없는 조립 방식,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추는 인체공학적 설계는 고령화된 숙련공들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혹여 새로 들어올 초보자나 여성 인력도 쉽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는 엔지니어 출신 CEO가 아니면 생각하기 힘든 디테일한 혁신이자,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그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사는 삶정년 없는 회사를 꿈꾸다

세진엠에스의 사훈은 더불어 살자. 이는 협력사와의 상생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고 나누겠다는 최 대표의 의지를 담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이곳이 평생직장이 되게 하겠다라고 약속한다. 실제로 세진엠에스에는 정년퇴직이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70세가 넘어서도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그의 비전이다.

우리 회사는 규모는 작지만, 직원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입니다. 다른 업종에서 실패를 겪거나 늦은 나이에 입사한 분들도 이곳에서 기술을 익혀 어엿한 가장으로, 전문가로 성장했습니다. 그들이 삶을 회복하고 자신감을 찾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 직원들이 자녀들에게 아빠 회사 참 괜찮다, 너도 기술 배워서 와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회사, 대를 이어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최 대표는 기업 문화에 있어서도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다. 영업은 창의적으로, 내부는 알뜰하게 운영하되, 구성원 각자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독려한다. 또한, 직원들의 자녀들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진로 상담을 자처하고, 베트남 법인장의 자녀 진로를 직접 챙기는 등 직원 가족까지 아우르는 세심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최 대표는 2025년과 2026년의 목표를 묻는 말에 작년보다 성장하는 것이라고 담백하게 답했다. 거창한 수치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가겠다는 의지다. 그는 욕심은 금물(禁物)”이라며 과욕을 부리지 않고, 현재의 인력과 함께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고객 만족에 집중한다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골프를 즐기며 필드 위에서 경영의 지혜를 얻고,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배움을 얻는다는 최성해 대표. 그의 뚝심 있는 경영과 따뜻한 리더십이 이끄는 세진엠에스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컨버팅시장의 히든챔피언으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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