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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덕 법무법인(유한) 바른 상임고문 “40년 에너지 현장의 증인, 대형 로펌에서 새 길을 열다”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06.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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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ecial lnterview - 박형덕 법무법인(유한) 바른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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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에서 36,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 35개월.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에너지 현장에서 보낸 전문가가 이제 국내 10대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바른(유한)의 상임고문으로 새로운 역할을 시작했다. 박형덕 상임고문이다. 1985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홍보실장, 경기본부장, 기획부사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214월 제9대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해 3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퇴임 이후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가 20254월 법무법인 바른의 에너지 인프라팀 상임고문으로 발탁되어 에너지 전반의 자문과 국내외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전력 에너지 공기업 출신으로는 사실상 최초의 대형 로펌 상임고문으로서 새 지평을 열고 있는 박형덕 상임고문을 만나 그의 경험과 통찰을 들어봤다.


 

법무법인 바른은 대법관·판사 출신 인사들이 포진한 소송 중심의 로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형덕 상임고문은 로펌 법률시장의 패러다임이 전관 판검사 중심의 소송에서 기업 대상 법률 자문과 컨설팅 영역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한다.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경찰 수사 분야에는 이미 해당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지만, 유독 에너지 분야는 실무 전문가가 로펌에 상주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에너지는 국가의 동력이고, 에너지 관련 분쟁과 자문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전문 인력이 없었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다. 박형덕 상임고문은 전력 에너지 공기업 분야에서는 사실상 최초로 대형 로펌의 상임고문으로 발탁된 사례로, 도전적인 역할이지만 할 일이 많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펌에 합류한 1년 동안을 돌아보며, 분야별 전문가와의 협업이 실제로 매우 유의미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바른의 신설된 에너지 인프라팀에 합류하여, 에너지 분야의 스카우트된 역량있는 변호사들과 함께 40년 동안 쌓아온 현장 경험과 국내외 네트워크를 법률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 분쟁 등으로 에너지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 지금, 에너지 인프라팀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요즘 AI 반도체 산업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 SMR(소형 원자로), 이차 전지 분야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로펌 내부 변호사들과 협업해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에너지 전문가가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에너지 인프라 쪽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법무법인 바른이 더 크고 강한 로펌이 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에너지 분야의 실무 경험을 법률 서비스에 결합하는 이 새로운 시도가 향후 대형 로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한전 36, 서부발전 사장 3에너지 인프라 전문가의 길

박형덕 상임고문이 20214월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서부발전은 최악의 이미지를 안고 있었다. 201812월 발생한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사 직원 김용균 씨 사망사고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 정치권의 거센 비판 속에 서부발전은 안전 불감증의 대명사로 낙인찍혀 있었다. 취임 직후 그는 안전 예산을 약 2, 6천억 원 규모까지 대폭 늘렸다. 시스템 구축과 함께 그가 도입한 것이 ‘CEO가 직접 찾아가는 현장 안전 컨설팅이다. 서부발전 사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니 협력사 CEO들도 함께 올 수밖에 없었다. 분기에 한 번씩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현장의 안전 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찾는 자리를 만들었다. 협력사와 한 몸으로 움직이는 발전사의 특성상, 협력사 CEO들이 직접 현장을 챙기지 않으면 안전 관리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그 결과 재임 기간 중 단 한 건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2022년 정부 경영평가에서 에너지 공기업 중 유일하게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는 안전에 대해서는 예산을 아끼지 말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라는 원칙으로 임했다. 그 결과 서부발전의 안전 등급은 정부 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A등급으로 올라섰다.

 

서부발전 재임 시절 또 하나의 역사적 성과가 있다. 국내 최초로 국산 발전용 가스터빈인 김포 열병합발전의 상업 운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가스터빈은 초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금속과 여러 정밀 기술이 집약된,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리는 분야다. 현재 가스터빈을 생산하는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등 극히 제한적이었는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한국은 세계 5대 가스터빈 생산국에 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생산을 위해서는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Test Bed)가 필수적인데, 실증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 등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큰 노력과 고통이 수반됐다. 이 과정을 이겨내고 상업 운전에 성공한 것에 대해 그는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석탄 발전 폐지 이후 공급 물량 부족으로 소수 해외 생산업체에 의존해야 했던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도 이 성과의 중요한 의미다.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를 지향하는 경영 철학에 따라 해외 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UAE,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3.5기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한국서부발전에 향후 약 3천억 원의 수익을 창출하며 전력원가 절감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해 경남 합천호 수상 태양광 발전을 구축하고, 태안만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며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이끌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지만, 실질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과 충분한 인프라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입장이다. 앞으로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균형 있는 확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재임 중 중대재해 제로, 국산 가스터빈 상업 운전 성공

에너지 전문가로서 박형덕 상임고문이 현재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약 93%를 수입한다. 석탄, 석유, 가스 등 거의 모든 에너지원을 수입해 발전소를 돌리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 교체에 따라 에너지 정책의 큰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을 백년대계라 하지만 에너지는 큰 흐름 자체를 바꿔서는 안 되는 분야라고 그는 강조한다. 과거 탈원전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로만 방향을 잡았다가 다시 원자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을 그는 에너지 정책 일관성의 부재 사례로 본다. 신재생에너지는 햇빛이 늘 뜨는 것도, 바람이 늘 일정하게 부는 것도 아니어서 원자력과의 균형 있는 병행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둘째는 전기요금의 합리화다. 전기요금은 세금이 아니라 전력 사용의 대가, 즉 요금이다. 그런데 포퓰리즘에 따라 원가에 못 미치는 요금을 부과하다 보니 한국전력은 막대한 손실과 부채를 떠안게 됐다. 현재 한전의 부채는 200조 원 안팎이며, 한 달에 지출하는 이자만 한 달에 지출하는 이자만 3~4천억 윈을 훌쩍 넘는다. 가만히 있어도 하루에 110억 원 이상의 이자를 내야 하는 구조다. 이 손실은 결국 미래 세대에게 전가되고,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전력 수요를 위한 송전 선로·변전소 설비 투자를 어렵게 해 산업계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전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는 미래의 AI 산업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전력 설비 투자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결국 에너지 요금의 합리화는 미래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농사용 전기요금은 원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모럴해저드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도 그의 지적이다. 원가에 맞는 요금을 부과해야만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합리적인 전력 소비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전력 낭비도 심화한다. 농사용 전기를 일반 주택용으로 연결해 쓰는 등의 불법 행위도 적지 않다. 에너지를 함부로 쓰지 않게 만들려면 적절한 가격 신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에너지 정책의 두 축, 즉 일관성과 요금 합리화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이유라고 그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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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의 일관성과 전기요금 현실화가 시급하다

박형덕 상임고문이 40년 공직 생활에서 일관되게 견지해 온 업무 원칙은 기본에 충실하자.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本立道生(본립도생)’, 즉 기본에 충실하면 길이 열린다는 성어를 좋아한다고 했다. 정해진 규정과 원칙을 지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는데, 다들 그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 성과를 낼 부분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협업과 집단지성의 활용을 핵심 업무 원칙으로 삼아왔다. 혼자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집단지성의 힘을 빌리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다. 좌우명은 논어에 나오는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으로, 타인에게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경영 원칙으로는 부하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삽질을 시키지 않는, 명료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실천해 왔다고 했다.

 

공공기관 CEO로서 리더십에 대해서도 그만의 철학이 있다. 공공기관 CEO는 민간 기업에 비할 수 없는 사회적 명예와 위상이 주어지는 만큼, 높은 도덕심과 청렴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내외 소통 역량이 중요하며, 선택과 집중의 업무 자세가 필요하다. 크고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되, 다소 영향이 적은 경영 사항은 과감하게 위임해야 하며 소위 대리급, 과장급 리더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표현이다. 그는 조직 내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자리와 업무를 거부하지 않고 맡아왔다고 말했다. 한전 재직 시절 홍보실장과 기획부사장 등 서로 성격이 다른 요직을 두루 거친 것이 결국 경영진이 됐을 때 폭넓은 시야를 갖춘 제너럴리스트 리더가 되는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고집단지성으로 해법을 찾아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면서 미래 세대와 소통한 경험도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다시 청년 시절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에너지 분야의 경험과 정책, 향후 에너지의 미래 등을 학생들과 함께 나누며, 인생에서 완벽한 정답은 있을 수 없으므로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후학들에게서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한 시대를 앞서 경험한 세대이자 멘토로서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동기부여자 역할을 하려는 것이 그의 뜻이다. 즐겨 읽는 책은 무한한 정신적 자유를 준다는 장자이며, 건강을 위해서는 테니스, 골프, 탁구,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자주 만나 술 한잔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그만의 건강 비결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40년을 보낸 선배로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의 미래와 정책적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후학들에게는 스스로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직접 부딪혀 보라고 권한다. 인생에 완벽한 정답은 없으며, 넘어지고 일어서는 경험 자체가 가장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이 그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메시지다. 앞으로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으로, 후배들에게는 서슴없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따뜻한 멘토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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