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lumn - 정인택의 협상 칼럼
세계는 어떤 지식도 짧은 시간에 정확한 내용으로 알아낼 수 있는 시대 되었다. 특히 인공지능은 AI(Artificial Intelligence) 더더욱 모든 지식도 미리 알고 있을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지혜는 그 영역을 어떤 방법으로도 침범할 수가 없다.
어느 할아버지 할머니도 손주들이 이쁘고 귀여움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다. 또한 손주들도 아버지 어머니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훨씬 더 좋아한다.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고 좋아하는 장난감과 맛있는 과자도 잘 사주니까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어느 할아버지가 외손주 2명 친손주 3명 모두 5명의 손주가 있는데, 하루는 손주들이 우리 5명 손주 중에 누가 제일 좋으냐고 질문을 한다. 할아버지는 5명의 손주 중 누구 한 명을 지명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모두 다 좋다고 하면 너무 성의 없는 대답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 저녁 식사 전에 식탁에 네모난 박스를 올려놓을 테니 박스 뚜껑을 열어 보면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손주의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저녁 시간에 식탁에 놓인 박스를 첫째 손주가 열어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엄지척하였다. 순서대로 손주들은 모두 좋은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다섯째 손주가 박스를 열어 보고는 두 손을 들고 함성까지 지르며 풀쩍풀쩍 뛰었다. 다섯 손주가 모두 다 만족했다.
비결은 할아버지가 박스의 밑바닥에 거울을 깔아 놓은 것이다. 박스를 열어 보는 손주마다 본인의 얼굴이 보인 것이다. 할아버지의 지혜가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수록 지식보다는 지혜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지혜를 생활화하는 유대인의 역사를 보면 그들은 무척이나 굴곡진 삶을 살았다. 그런 고난 속에서도 유대인은 늘 “레치얌”이라고 외쳤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혹독한 운명을 견뎌 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에너지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가혹한 시련이 닥쳐오면 감사의 마음을 내기가 어렵다. 감사하는 것보다 남의 탓이나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을 내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하지만 감사가 필요한 순간은 바로 그때다 원망하는 마음이 악마처럼 고개를 들 때 감사의 천사를 불러내야 한다. 왜냐하면 전자는 용기와 에너지를 앗아 가지만 후자는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세상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참 많다. 집채만 한 파도가 삶을 덮치는 일이 있을 것이고, 고난의 태풍이 나를 넘어뜨리는 불운도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파도는 잦아들고 바람은 지나갈 것이다. 다시 맑고 푸른 하늘이 열린다. 그때 태양을 보면서 내가 살아 있으니, 삶의 방법은 다시 찾으면 된다.
인디오들은 산이 그들에게 해를 보내줘서 매일 새로운 해가 떠오른다고 믿는다. 드디어 해가 떠오르면 자신들의 기도에 신이 응답한 것으로 여기며 감격해한다. 햇살처럼 밝은 얼굴로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느 날 스페인 선교사가 그 모습을 보고 인디오들의 행위가 무지몽매한 미신이고, 태양이 뜨는 것은 자연현상일 뿐이라고 가르쳤다. 그러고는 괘종시계를 주면서 이것이 울릴 때 일어나면 날마다 태양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디오들은 서양 선교사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랐다. 마침내 새벽에 동쪽을 향해 기도를 드리는 의식은 자취를 감추었다. 아침 해처럼 밝았던 그들의 얼굴은 사라지고 삶의 피로에 찌든 얼굴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괘종시계의 소리는 매일 정시에 마을 곳곳으로 울려 퍼졌으나 신에 대한 감사와 환희는 더 이상 그들의 마음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시계는 얻었으나 태양을 잃어버린 셈이다. 우리가 감사할 것은 값비싼 시계가 아니라 장엄한 태양인 것이다.
또 다른 지혜로움의 효과는, 연로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부자(父子) 관계인 중년의 아들은 해마다 집 앞의 텃밭에 토마토 등 농사를 짓고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 중 아들이 범죄에 연루되어 구치소에 수감 되었다. 아들이 없는 아버지는 도저히 텃밭을 경작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수감되어 있는 아들에게 혼자는 힘들어서 도저히 경작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받아 본 아들은 아버지에게 답장 편지에 우리 텃밭에 시체를 묻어 두었다고 회신하여 보냈다. 구치소에서는 수형자의 서신을 사전 검열하면서 그 내용을 경찰에 신고하였다. 경찰은 곧바로 텃밭을 모두 파헤쳤다. 그러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실은 아들이 아버지가 경작을 위하여 텃밭을 손댈 수 없어서 지혜를 낸 것이다.
지혜로움에는 마음가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믿음을 갖고, 믿음으로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신심(信心)이 필요하고, 세상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여유로운 큰마음인 대심(大心)을 가져야 한다. 또한 같은 마음을 갖고 같은 생각을 갖는 친구 같은 마음 동심(同心)도 필요하다.
매사에 겸손한 마음을 갖고, 나보다 부족한 사람에게도 겸손하게 처신하는 마음인 겸심(謙心)도 해야 하며 칭찬하는 마음을 갖고, 좋은 점만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이 가지는 칭심(稱心)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함께 행동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생활하고 실천 행동하는 사람이 가지는 행심(行心)까지 마음에 두어야 지혜로움이 언행 중에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그 효과는 삶 자체에 적용되어 효과를 얻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정인택
JNK지혜활용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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