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인터뷰 - 《셀프 콤마》 이종미 저자

현대 사회는 유례없는 속도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일상의 영역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2040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인다. ‘갓생’이라는 단어가 시대의 표준이 된 오늘날, 역설적으로 많은 이들이 번아웃과 무기력,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내면의 허전함을 호소하고 있다. 15년 넘게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서 사람의 본질과 내면의 성장을 연구해온 이종미 저자는 신간 《셀프 콤마-열심히 살아도 허전한 당신을 위한 채움의 기술》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라는 본질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가.” 그녀가 제시하는 ‘셀프 콤마(Self Comma)’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그것은 과부하된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고, 가장 나다운 리듬을 되찾기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이다. 열심히 살수록 마음이 공허해지는 이 시대의 모든 청년과 직장인들에게 건네는 그녀의 깊고 따뜻한 통찰을 담았다. 저자는 사람의 내면에 대해 탐구하고 나답게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실천가이다. 감정, 관계, 일상을 주제로 15년이상 HRD교육 및 관공서, 도서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강연과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고, 더 빨리 달려야만 도태되지 않는다는 강박은 현대인의 고질병이 되었다. 특히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2040 세대에게 ‘쉼’은 곧 불안으로 치환되곤 한다. 이종미 저자가 교육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지난 15년 동안 대학생부터 직장인, 그리고 인생의 황혼기를 앞둔 이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세대와 소통하며 한 가지 공통된 증상을 발견했다. 바로 ‘열심의 배신’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하루를 채워가지만, 정작 거울 속의 자신과는 낯선 이방인처럼 마주하는 현상이다.
그녀가 책 쓰기라는 쉽지 않은 여정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바쁜 업무 일정 속에서 집필을 병행하는 일은 고된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책 쓰기는 거창한 창작 활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교육자로서,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삶을 관통해온 철학이 자연스럽게 영글어 터져 나온 결실이었다. 현장에서 목격한 수많은 번아웃의 사례들, 그리고 스스로가 삶의 과부하를 겪으며 체득한 비움의 기술을 더 이상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깨달은 ‘쉼표’의 가치를 더 넓은 세상과 나누고 싶었다.
그녀가 정의하는 ‘셀프 콤마’는 물리적인 멈춤 그 이상을 의미한다. 현대인들은 정보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손안의 스마트폰은 1분 1초도 쉬지 않고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게 만들고, 사회는 끊임없이 새로운 성취를 요구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잊어버린다. 그녀는 책을 통해 ‘덜어내고’, ‘멈추고’, ‘그만두는’ 용기를 강조한다. 이는 포기가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노이즈를 제거하여 내 삶의 선명도를 높이는 작업이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나만의 건강한 삶의 리듬을 되찾는 것, 그것이 그녀가 말하는 진정한 채움의 기술이다.
그녀는 특히 AI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특유의 불안에 주목한다. 기술의 속도가 인간의 적응 속도를 앞지르는 시대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그녀는 역설한다. 외부의 기준에 맞추려다 보면 필연적으로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스스로 찍는 쉼표, 즉 셀프 콤마다. 그녀는 이 쉼표가 우리 삶의 문장을 더욱 풍성하고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핵심적인 장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쉼을 선택하는 것은 도태가 아닌, 나를 향한 정렬이다
기존의 성공 방정식은 늘 ‘더 많이’와 ‘더 빨리’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속도전이 결국 자아의 소멸을 가져온다고 경고한다. 15년의 교육 경력을 지닌 전문가로서 그녀가 본 것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제대로 쉴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무작정 달리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자신을 점검하고 에너지를 재배치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녀는 이를 ‘자기 정렬’의 과정이라 부른다.
그녀가 책에서 제시하는 실천적인 방법들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일상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사소한 습관들이다. 하지만 그 사소함이 모여 삶의 거대한 줄기를 바꾼다. 그녀는 독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과부하 상태로 몰아넣는 범인이 누구인지 직면하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경우, 그 범인은 타인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 정도는 해야지’, ‘남들도 다 하는데’라는 자기 검열의 목소리가 우리를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내면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서술했다.
무기력함에 빠진 청년들을 향한 그녀의 시선은 매우 애틋하다. 오늘날의 청년 세대는 ‘3포 세대’를 넘어 수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환경에 처해 있다.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일상이 된 현실에서 희망을 말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이럴 때일수록 시선을 외부가 아닌 내부로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상이 정해놓은 정답지에 나를 끼워 맞추려다 보니 고통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청년들에게 가장 먼저 당부하고 싶은 말로 ‘자신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꼽는다. 세상의 잣대로 자신을 채찍질하기 전에, 그동안 애써온 스스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 그녀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때, 비로소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자존감을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가 아닌 ‘나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인터뷰 중 그녀가 강조한 대목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나 사용법’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에 매몰되곤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루틴을 따라 하고, 그들의 공부법을 복제하려 애쓴다. 하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매뉴얼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어떻게 효율적이고 행복하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개인별 맞춤 가이드라인’이라고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고유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있다. 그녀는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타인의 길을 뒤쫓는 것은 결국 2등밖에 될 수 없지만, 나만의 길을 만드는 것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작업이다. 그녀는 청년들이 비록 삶의 여정에서 흔들릴지라도 자신을 잃지 않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한 번에 큰 것을 이루려 조급해하기보다, 마라톤을 뛰듯 차근차근 나아가는 꾸준함이 결국 승리한다는 진리를 그녀는 자신의 경험과 교육 현장의 사례를 통해 증명해 보인다.
그녀는 《셀프 콤마》가 독자들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벤치가 되기를 희망한다. 책장을 덮을 때쯤, 독자들이 “아, 나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이제 조금은 힘을 빼도 괜찮겠구나”라는 안도감을 느끼길 원한다. 비워냄으로써 비로소 보이는 것들, 멈춤으로써 비로소 들리는 내면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이 책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의 인생 철학은 명료하다. 삶은 끝없는 채움의 과정이 아니라, 소중한 본질만을 남기기 위한 덜어냄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복잡한 수식과 화려한 미사여구로 가득 찬 문장보다, 적절한 곳에 찍힌 쉼표 하나가 문장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하듯, 우리의 삶도 그러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종미 저자가 제안하는 ‘셀프 콤마’의 미학은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생존 전략이자,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이정표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한다. 세상의 속도에 겁먹지 말라고. 당신이 가진 고유한 빛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다만 잠시 쉼표를 찍고 그 빛을 닦아내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이다. 그녀의 따뜻한 조언이 담긴 이 책은 열심히 살아도 늘 허전함을 느끼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가장 완벽한 위로의 선물이 될 것이다. 쉼 없이 달려온 당신, 이제 그녀가 권하는 셀프 콤마를 통해 진정한 ‘나’를 마주할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