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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굿즈모먼트 육연식 대표이사 “K-웹툰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설계하는 오프라인 플랫폼의 혁신”

  • 양귀영 기자
  • 입력 2026.02.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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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ulture Leader - (주)굿즈모먼트 육연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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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이 K-웹툰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성장 지표 이면에는 수익성 악화와 제작 환경의 비효율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러한 산업의 변곡점에서 ()굿즈모먼트는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웹툰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끄는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등장했다. 서울 연남동에 국내 최초의 상설 웹툰 굿즈 백화점을 연 육연식 대표이사. 그는 15년간 콘텐츠 투자와 제작 현장에서 체득한 통찰을 바탕으로, 흩어져 있던 웹툰 팬덤을 하나의 공간으로 집결시켰다. “굿즈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독자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제작사에게는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하는 육 대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팝업 스토어의 한계를 넘어서고, 한국을 넘어 도쿄, 상하이, 파리로 이어지는 웹툰 굿즈 로드를 개척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웹툰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는 그의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지난 19,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본 애니메이션 굿즈의 성지로 불리는 홍대 일대에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반란이 시작됐다. 웹툰 업계 최초의 상설 오프라인 굿즈 백화점인 굿즈모먼트의 출범이다. 이는 글로벌 웹툰 시장을 한국 IP가 장악하고 있는 산업 환경 속에서 세계 최초의 시도이자, 그동안 웹툰 산업계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숙원 사업의 실현이기도 하다.

 

육연식 대표는 오픈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보다 더 중요한 상징적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웹툰 업계 리더들의 머릿속에 굿즈 비즈니스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으면 안 되는 필수 서비스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현재 30여 개 주요 제작사, 출판사, 플랫폼이 연계하여 500여 개 이상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굿즈모먼트는, 일본 애니메이션 굿즈가 점령했던 연남동 일대에서 오리지널 국내 웹툰 IP를 무기로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육 대표가 웹툰 전문 굿즈 백화점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15년 이상 영화, 드라마, 웹툰 제작 현장에 몸담으며 느꼈던 절실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됐다. 그는 40여 편의 영화·드라마 투자와 50여 편의 웹툰·웹소설 제작 및 투자를 진행해온 베테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환경은 웹툰 시장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시장 규모는 202318천억 원, 2025년에는 2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300% 이상의 급성장을 거듭했죠. 하지만 시장의 외형적 성장과 달리 내부의 경쟁은 심화되었고, 작가 고료 상승 및 제작 환경의 비효율화로 인해 작품 당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상설 매장, 일회성 팝업의 한계를 넘어 산업을 육성하다

기존 웹툰 굿즈 시장은 대부분 일회성 팝업 스토어 형태에 의존해 왔다. 팝업 스토어는 오픈런을 유발하며 단기적인 화제를 모으는 데는 성공적일지 모르나, 육 대표는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팝업은 이벤트로 시작해 이벤트로 끝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굿즈 품질 향상이나 다양성 확보, 팬심에 보답하는 차원 높은 기획으로 연결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실제로 웹툰 제작사나 출판사 중 굿즈를 전담하는 팀이나 인력이 배정된 곳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육 대표가 강조하는 굿즈모먼트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바로 데이터. 상설 매장이 존재함으로써 일별, 월별, 시즌별 판매 데이터는 물론, 고객 선호 굿즈, 연령대 및 성별에 따른 구매 이력 등 귀중한 로우 데이터(Raw Data)’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시뮬레이션을 도출해 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데이터를 제작사가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시장의 반응에 맞춰 굿즈 기획의 대응력과 예측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굿즈 마케팅이며, 나아가 굿즈 산업 전체를 육성하고 팬덤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철학은 매장 운영 전략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굿즈모먼트는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공간을 넘어, 독자들이 체류하며 몰입할 수 있는 아지트를 지향한다. 육 대표는 독자들이 편안한 방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공간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매월 2회의 미니 팝업과 4층 전층을 활용한 단독 팝업존을 운영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지난 130일부터 진행된 전지적 독자 시점팝업은 사전 예약 사이트가 다운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는 굿즈모먼트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팬덤의 문화 소비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또한 그는 연남동이라는 입지 선정에도 전략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홍대입구역 AK플라자 5층의 애니메이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일본 애니메이션 굿즈 상권에 맞서, 연남동 벚꽃길로 이어지는 라인에 한국 웹툰 굿즈의 성지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다가올 4월 벚꽃 시즌에는 로맨스 웹툰 작품과 연계한 블라썸 이벤트를 준비하며, 걷기 좋은 거리와 콘텐츠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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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상하이, 파리로K-웹툰 로드맵이 완성한 글로벌 굿즈 플랫폼

육연식 대표가 그리는 굿즈모먼트의 미래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인터뷰 내내 글로벌 진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미 웹툰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한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강력한 팬덤 IP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계의 넷플릭스 역할을 하며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일본의 라인망가와 픽코마, 중국의 텐센트와 콰이칸, 그리고 북미와 유럽의 주요 플랫폼 상위권을 한국 웹툰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망은 이미 전 세계에 깔려 있다는 뜻입니다. 이 지점이 바로 굿즈모먼트의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이유이자 기회입니다.”

 

육 대표는 향후 3년 이내에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에 굿즈모먼트 2호점을 출점할 계획을 밝혔다. 이케부쿠로는 일본 애니메이션 굿즈의 성지이자 상징적인 장소다. 그는 이곳에 한국 웹툰 굿즈 백화점의 깃발을 꽂고, 이어 중국 상하이, 태국 방콕, 프랑스 파리 등으로 거점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독자들이 디지털로 웹툰을 소비했다면, 앞으로는 그 웹툰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굿즈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하고 소비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각 대륙에 굿즈모먼트가 진출하지만, 그 원천 IP는 모두 국내 제작사와 작가들이 보유한 우리의 자산입니다. 굿즈모먼트는 K-웹툰의 부가가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글로벌 오프라인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그는 이미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현재 연남동 매장에도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여행객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량 구매 현상인 무더기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다. 육 대표는 국가별 선호도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여 글로벌 팬덤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러한 굿즈모먼트의 행보는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식 당일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응원을 보낸 것은, 굿즈모먼트의 성공이 곧 제작사와 작가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시발점임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해 작품 당 수익성이 올라가면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작가들의 창작 환경이 개선되어 독자들은 더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상생의 가치를 강조했다.

 

가지 않은 길을 걷는 개척자, 고독 속에서 혁신을 잉태하다

육연식 대표를 지탱하는 힘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하는 도전 정신과, 철저한 자기 성찰에서 나온다. 그는 만화계의 거장 이현세 작가의 에이전트로 15년간 활동하며 깊은 유대관계를 맺어왔고, 이현세 작가는 굿즈모먼트의 가장 든든한 정신적 후원자이기도 하다.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좋아합니다. 숲 속의 두 갈래 길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했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구절이 늘 심장을 두드립니다. 아무도 하지 않았거나 못했던 일, 최초의 순간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저를 항상 깨어있게 만듭니다.”

 

그의 인생 역정 또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친상을 당하고, 섬에서 배를 타고 통학해야 했던 유년 시절은 그에게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하는 자립심을 심어주었다. 대학 시절, 우연히 화장실에서 마주친 일본 아사히 신문 장학생 모집대자보는 그의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소수만 뽑는다는 생각에 다른 건물의 대자보를 모두 떼어버리고 달려갔을 만큼 절박했던 청년은, 이후 일본 유학을 거쳐 일본 주주들과 24년을 함께 일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성장했다.

 

그는 자신을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방랑자라고 낮추어 말한다. 화려한 CEO의 모습 뒤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끊임없이 사유하고 반성하는 구도자의 모습이 있다.

 

산꼭대기나 바닷가에서 김밥 한 줄, 맥주 한 캔, 책 한 권을 들고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냅니다. 정신의 쓰레기를 비워내야 다시 새로운 생각을 채울 수 있으니까요. 매일 희망을 잃었다가도 다시 회복하고, 스스로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며 버티는 힘, 꺾이지 않는 마음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입니다.”

 

육 대표는 1년에 50권 이상의 책을 구매하는 다독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마케팅 서적, 특히 세스 고딘의 <보라빛 소가 온다>를 다시 꺼내 읽으며 굿즈모먼트가 시장의 수많은 누렁소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보라빛 소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가 꿈꾸는 굿즈모먼트의 궁극적인 모습은 독자들의 건강한 욕망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공간이다. 서브컬처든 메이저 컬처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고, 좋아하는 주인공들 속에서 안락함을 느끼는 도피처이자 아지트가 되기를 바란다.

제가 하는 일이 단순히 저 혼자 잘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도움이 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이기를 바랍니다. 중용 23장의 가르침처럼,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굿즈모먼트가 웹툰 팬들에게 존중받은 기억을 선물하고, 그들의 결핍과 외로움을 위로하는 단 하나의 공간으로 기억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웹툰 산업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육연식 대표. 데이터와 공간, 그리고 진정성을 무기로 K-웹툰의 영토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는 그의 가지 않은 길은 이미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굿즈모먼트가 만들어갈 글로벌 웹툰 굿즈 로드가 전 세계 팬덤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 보랏빛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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