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가는 리더 01 -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 Special Series(기획연재)

좋은 리더는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필자는 30여 년 동안 수천 명의 리더들을 인터뷰했다. 대·중견기업 최고경영자, 공기업 기관장, 대학 총장, 병원장,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오랜 세월 그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으면서 중요한 하나를 발견했다. 오래도록 성장을 멈추지 않은 리더들에게는 공통된 습관이 있었다. 화려한 전략이나 타고난 카리스마가 아니었다. 매일 아침,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좋은 리더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이 연재는 그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다. 10회에 걸쳐 오래가는 리더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함께 살펴볼 것이다.
Contents
01 |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02 | 무엇이 나를 진정으로 움직이게 하는가
03 | 지금 내가 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04 | 두려움을 안고서도 나아가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
05 | 나의 결정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06 | 나는 지금 누구의 성장을 돕고 있는가
07 | 10년 뒤의 나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08 | 나의 일은 세상에 어떤 보탬이 되고 있는가
09 | 지금 이 순간 내가 온전히 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10 | 질문하는 사람이 성장한다
2018년 초겨울, 인천의 한 공장 사무동에서
어떤 인터뷰는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다.
그해 겨울 나는 인천의 한 중소기업 대표이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공장 단지 안에 있는 사무동 4층을 찾았다. 창밖으로 컨테이너 크레인이 보였고, 바닷바람이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인터뷰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창업 과정, 위기를 넘긴 이야기, 직원들과의 관계. 그는 또렷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준비된 사람의 언어였다. 그런데 마지막 질문 앞에서 달라졌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창밖을 잠깐 봤다. 그리고 다시 나를 봤을 때,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직원 한 명이 작년에 집을 샀어요. 그 친구가 입사할 때 고시원에 살았어요. 10년 지났는데, 집을 샀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게 다예요.”
그는 더 말하지 못했다. 나는 수첩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30여 년 동안 수천 명을 인터뷰했지만, 이 질문 앞에서 무너지지 않은 리더를 거의 본 적이 없다. 성과를 물을 때 담담하던 사람이, 보람을 물을 때 흔들렸다.
역할이 정체성을 덮어씌울 때
리더가 된다는 것은 역할을 부여받는다는 것이다. 대표, 임원, 기관장. 그 역할에는 기대가 따른다. 결정해야 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사람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려다 보면, 어느 순간 역할이 나를 삼켜버린다. 대표로서의 나가 그냥 나가 되어버린다. 역할이 정체성을 덮어씌우는 것이다.
“임원이 된 날 밤, 화장실 거울을 오래 들여다봤어요. 기뻤죠. 근데 그보다 무서웠어요. 거울 속에 있는 사람이 낯설었거든요. 내가 알던 나는 어디 갔지, 이제 나는 누구지.”
그는 그날 이후 매일 아침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역할에 관한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에 관한 질문이다. 오늘 어떤 대표이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오늘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그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매일 아침, 이 질문을 품고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다른 리더가 된다.
아침 질문이 하루를 바꾼다
오래가는 리더들을 인터뷰하면서 발견한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아침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걸으면서, 어떤 사람은 커피를 마시면서, 어떤 사람은 출근길 차 안에서.
그 질문들은 화려하지 않았다.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오늘 하루가 끝났을 때 나는 어떤 기억을 남기고 싶은가.
한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말했다.
“저는 매일 아침 딱 하나만 물어봐요. 오늘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답이 그날의 결정들을 이끌어요. 답이 달라지는 날은 하루가 달라져요.”
이 질문은 목표를 세우는 것과 다르다. 목표는 무엇을 할 것인가이고, 이 질문은 어떤 사람이 되어 그것을 할 것인가이다. 그 차이가 매일 아침, 이 질문을 품고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을 만든다.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이 이 연재의 첫 번째 질문이자, 모든 질문의 출발점이다.
이달의 질문
오늘 아침,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jl31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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