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대로 살면 평생 하위 99%다》 천상균 저자 퇴직금 500만 원에서 시작한 20여 년, ‘삐딱한 선택’의 기록
- 저자 인터뷰 - 《상식대로 살면 평생 하위 99%다》 천상균 저자

《상식대로 살면 평생 하위 99%다》는 1999년 입사한 벤처기업에서 닷컴버블이 꺼지며 밀려난 뒤, 퇴직금 500만 원으로 첫 사업을 시작한 천상균 저자가 20여 년 동안 내린 선택을 담은 책이다. 성인용품 전문 쇼핑몰과 카지노용품 국산화, 방탈출카페 프랜차이즈까지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꺼리던 시장을 택해 온 그는 그 사업들을 무엇을 했는지보다 왜 하필 그 사업이었는지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천상균 저자를 만나 ‘삐딱한 선택’의 의미와 집필 과정, 인생의 터닝 포인트와 청년 세대를 향한 조언을 들어봤다.
천상균 저자는 1999년에 입사한 벤처기업에서 닷컴버블이 꺼지며 밀려났다. 손에 남은 것은 퇴직금 500만 원이 전부였다. 500만 원과 143억 원, 이 책에는 그 퇴직금으로 첫 사업을 시작한 뒤 20여 년 동안 그가 내린 선택들이 담겨 있다. 2002년 성인용품 전문 쇼핑몰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카지노용품 국산화에 뛰어들었고, 2016년에는 방탈출카페 프랜차이즈를 설립했다. 본문은 6부 23장이며, 사업마다 시작한 해와 접은 해, 그 사이의 숫자를 따라가며 썼다. 잘된 사업 옆에 접은 사업도 나란히 두었고, 번 돈을 아파트와 건물로 옮긴 과정도 따로 다뤘다. 부록에는 ‘돈은 자유다’ 같은 짧은 철학 노트를 묶었다.

‘삐딱한 선택’은 각도다
사업을 하며 그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그걸 어떻게 알고 시작했어요?”였다. 성인용품 쇼핑몰을 열 때도, 카지노용품에 뛰어들 때도 그랬다.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꺼리던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짧게 대답하고 넘어갔지만 몇 분 대화로 풀기에는 사연이 너무 길었고, 책은 그 질문에 대한 긴 대답이다. 길게 답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작은 자본으로 시작해 자기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해서다. 큰돈도 든든한 배경도 없었던 그는 먼저 걸어 본 사람이 길을 적어 두면 뒤에 오는 이가 조금 덜 헤맨다고 말한다. 다른 하나는 자신을 위해서다. 늘 다음 판만 보며 지나온 길을 차분히 돌아본 적이 거의 없던 그는 책을 쓰며 처음 멈춰 섰고, 감이라고만 여겼던 선택들 밑에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기준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부제에 넣은 ‘삐딱한 선택’은 그 답의 요약이다. 그는 삐딱하다는 말을 각도라는 뜻으로 쓴다. 모두가 정면만 바라볼 때 시선을 조금 틀어 비스듬히 보면 다른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안정적인 직장이나 누구나 인정하는 업종처럼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좀처럼 질문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으니 같은 선택을 하고 결과도 비슷해진다고 짚었다. 기획 의도는 그 각도를 독자에게 건네는 데 있다. 책을 덮은 독자가 다음 날 출근길에 “이게 정말 맞나?” 하고 한 번쯤 물어보기를 바란다. 성공의 방정식은 시대마다 바뀌지만, 각도는 남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핵심 독자층으로는 나이보다 지금 자기 삶에 물음표가 하나쯤 생긴 사람을 떠올렸다. 먼저 열심히 일하는데 이 방식으로 원하는 미래에 닿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 직장인이다. 그도 서른쯤 그 자리에 있었다. 다음은 이미 장사를 하는 사장들로,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책 내용을 연재했을 때도 자영업자들의 반응이 유독 뜨거웠다. 차별점은 숫자와 업종이다. 국세청 사업자등록 내역을 기준으로 사업마다 시작과 정리 연도를 맞췄고, 시작 자금과 성과, 실패, 지금의 자산 구성까지 숫자로 적었다. 독자가 자신의 선택을 직접 평가할 수 있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인용품과 카지노용품처럼 선뜻 들어가기 어려운 시장은 사업의 가치를 평판보다 수요와 수익 구조로 따졌고, 사람들이 꺼리는 덕에 경쟁자가 적어 큰 자본 없이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업종들을 숨기지 않고 쓴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그는 말한다.
“사업하듯 쓰고, 숫자까지 드러내다”
집필에는 1년 3개월이 걸렸다. 낮에는 회사 일을 보고 원고는 주로 새벽이나 주말에 썼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업가의 머리를 작가의 머리로 바꾸는 일이었다. 처음 쓴 원고는 사업계획서에 가까워 결론과 숫자만 있고 사람이 없었다. 첫 가게 문을 열던 날, 처음 계약서에 도장을 찍던 순간처럼 설명 대신 장면이 들어가야 독자가 따라온다는 것을 알고 같은 장을 여러 번 새로 썼다.
책 쓰기 팁으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사업하듯 쓰라는 것이다. 사업은 마감부터 정하듯 원고 넘길 날을 못 박아야 새벽에 일어날 이유가 생기고, 목차를 세울 때는 장마다 결정 하나만 담았다. 둘째는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먼저 보여주라는 것이다. 그는 글 일부를 블로그와 브런치, 카페에 올려 보았는데, 반응이 없는 곳은 대개 설명을 늘어놓은 곳이었다.
출간까지의 어려움은 무엇을 드러낼지에 관한 것이었다. 성인용품 이력은 책에서 흐리게 쓰거나 아예 뺄 수도 있었지만, 그 업종을 빼면 이 책이 전하려는 이야기도 함께 사라지기에 다 쓰기로 했다. 책 앞부분에는 집에 빨간딱지가 붙던 어린 시절의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왜 삐딱한 선택을 계속했는지 그 뿌리가 거기 있어 넣었다. 현금 2억 원, 강남 아파트 34억 원, 강북 건물 93억 원, 사업체 14억 원이라는 자산도 그대로 적었다. 독자가 선택이 옳았는지 직접 따져보려면 결과도 숨김없이 보여줘야 했다는 이유에서다.
보람은 독자들의 리뷰에서 왔다. 서점 리뷰는 “나는 사장인가, 가장 비싼 직원인가.”처럼 대부분 질문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요즘 세상에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리뷰는 그가 책을 쓰며 바란 바로 그것이었고, “평온하게 죽어가는 평범한 일상에 위기감을 던져주는 위험한 책.”이라는 평에는 저자로서 이보다 정확한 평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강연이다. 책 내용을 바탕으로 2시간짜리 강연 과정을 이미 만들어 두었다. 책은 혼자 읽고 덮으면 끝이지만 강연장에서는 질문이 오가기 때문이다.
지금의 천상균 저자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매일 들여다보는 습관과 행동하는 힘을 꼽았다. 전자는 1999년 벤처기업 신규사업팀에서 일하며 몸에 붙었고, 2002년 성인용품을 시작하며 국내 처음으로 오토바이 퀵배송을 붙인 것도, 2016년 방탈출카페 프랜차이즈를 세운 것도 같은 눈으로 본 결과였다. 후자의 예는 2005년 카지노 테이블 국산화다. 가구 하나 만들어 본 적 없던 그는 강원랜드와 마카오까지 가서 테이블을 살폈고, 일산가구공장을 돌며 문전박대를 당하다 겨우 한 곳을 설득했다. 모든 것을 알 필요 없이 답을 가진 사람을 찾아가 하나씩 연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의 인생에는 두 번의 전환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1993년 학사장교 21기로 임관해 7년을 복무하고 대위까지 달았다가 전역 지원서를 낸 때다. 그 길은 명예로웠겠지만, 끝에 경제적 자유는 없었다. 두 번째는 닷컴버블이 꺼지고 회사를 나오던 때다. 신규사업팀에서 매일 사업계획서를 쓸 때는 틀려도 남의 돈이었지만, 회사를 나오면서 처음으로 자기 판단에 자기 돈을 걸어야 했다. 그는 한 번은 자신이 상식을 내려놓았고, 한 번은 상식이 자신을 내려놓았다고 표현했다. 청년 세대에게는 석기시대가 돌이 남아 있을 때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청동기라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기 때문이며, 예전 방식의 기회가 줄었을 뿐 판은 늘 바뀐다는 것이다. 막힌 사다리에 매달리기보다 지금 새로 열리는 자리가 어디인지 살펴보라고 했다.
그의 인생철학은 ‘돈은 자유다’이다. 돈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이자 하고 싶은 일을 고를 수 있는 자유였다. 독자들에게는 틀려도 괜찮다는 말을 전했다. 상식대로만 살면 크게 틀릴 일은 없지만 크게 맞을 일도 없으니, 한 번쯤 상식의 반대편에 서 보라는 것이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걸고 틀리면 배워서 다시 고르면 된다는 당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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