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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당신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이야기》 유재윤 저자 판자촌의 절망을 딛고 일어선 ‘옆집 아저씨’의 인생 기록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11.0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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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인터뷰 - 《주저앉은 당신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이야기》 유재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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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당신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이야기》는 첫 사업의 실패로 판자촌이라는 처절한 가난의 굴레에 떨어졌다가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 과정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자기계발서이자 인생 기록이다. 유재윤 저자는 눈부신 성공의 결과보다 절망의 바닥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다시 신발 끈을 매어 맨 과정 자체를 담았다고 말한다. 대중교통 광고 전문 매체사 (주)애드브레인을 이끌며 옥외광고 업계 최상위권에 오른 그를 만나 책을 쓴 이유와 집필 과정, 인생의 터닝 포인트와 청년 세대를 향한 조언을 들어봤다.

 

 

《주저앉은 당신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이야기》는 흔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유재윤 저자는 첫 사업을 시작했다가 자신의 게으름과 자만으로 실패를 겪고 판자촌에 떨어졌다. 책을 쓴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업 실패나 직장 생활, 팍팍한 가정 환경으로 깊은 좌절을 겪고 있을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첫 사업에 실패하고 판자촌으로 내몰렸을 때 ‘단 한 사람이라도 나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줄 멘토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간절함이 가슴 깊이 남았고, 그래서 대단한 성공가가 아니라 ‘인생을 먼저 겪어본 옆집 아저씨’의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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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남기는 정신적 유산, 그리고 교육의 매개체

기획 의도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삶의 밑바닥에서 좌절을 겪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위안과 용기를 전하는 것이다. 둘째는 사내 임직원 교육용이다. 30여 명 규모의 중소기업인 회사에는 신입사원이 한 명씩 수시로 입사해, 대기업처럼 정기 교육을 진행하기 어렵고 입사할 때마다 1대 1로 교육하는 것이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신입사원들에게 최고경영자의 경영 이념과 인생철학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매개체가 필요했다. 셋째는 사랑하는 후손들에게 귀중한 정신적 유산을 남겨주는 것이다.

 

집필 단계에서는 30~50대 남성 직장인이나 사업가를 주요 독자로 떠올렸지만, 막상 출간되고 보니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남녀노소가 읽는 책이 되었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6070대 주부 독자들의 반응이다. 이들이 먼저 책을 읽고 남편에게 권하면, 남편은 “우리 자녀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가치가 있다”라고 판단해 3040대 자녀들에게 선물하고, 온 가족이 돌려 읽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30대에 사업 실패로 판자촌이라는 나락에 떨어진 뒤 묵묵히 성실함 하나로 재기해 나가는 모습이 기성세대에게도 깊은 공감을 준 것 같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얼마 전 열린 북토크에는 20대 대학생부터 70대 부부까지 한자리에 모여 독자층이 매우 폭넓음을 실감했다.

 

차별화된 강점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내가 이렇게 살아왔으니, 당신도 이렇게 살아라.”라고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계몽하려 들지 않는다. 지난 삶을 담담하고 무덤덤하게 풀어냄으로써 독자 스스로 자신의 현재 인생 좌표를 찍어보고 돌아볼 계기를 제공한다.

 

‘언젠가 내 삶을 책으로 써야겠다’라고 마음먹은 것은 20년 전이었고, 그때 초고 일부를 구상해 두었다. 본격적으로 펜을 잡은 것은 작년부터이며, 약 8개월의 집필과 출판사와 함께한 4개월의 수정 보완까지 총 1년여가 걸렸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는 힘들지 않았지만, 현업을 병행하며 시간을 쪼개 써 내려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나의 이 처절했던 경험과 진심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큰 울림이 될 수 있다’라는 확신이 있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견뎌냈다. 책 쓰기에서는 ‘글을 쓰기 위한 글’이 아니라 ‘독자에게 읽히는 글’을 써야 한다고 끊임없이 다짐했다.

 

출간 후 주변에서는 항상 유쾌하고 부족함 없는 ‘금수저’로 알던 그의 ‘흙수저’ 신분이 들통났다며 깜짝 놀랐다. 가난의 굴레인 판자촌에서 부부가 합심해 함께 탈출한 아내에 대한 칭찬도 대단했다. 가장 괴로웠던 것은 인생의 가장 밑바닥이었던 시절을 기록하며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트라우마와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 직면해야 했던 시간이다. 아내와 단둘이 있을 때도 판자촌 시절 이야기는 지금도 입에 올리지 않으며, 그 상처가 깊어 아내는 북토크에도 차마 참석하지 못했다. 반대로 가장 큰 보람은 초등학교 2학년 손녀에게서 왔다. 서점에서 할아버지의 책이 매대에 진열된 것을 본 손녀가 “나도 크면 할아버지처럼 멋진 책을 쓰는 훌륭한 사람이 될래요”라고 말해 주었고, 그 순간 쌓여 있던 피로와 상처가 한꺼번에 씻겨 나가는 듯했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라”

그가 독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원칙은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라.”라는 것이다. 서른 초반 첫 사업이 무너지고 판자촌의 바닥에 처박혔을 때 성리학을 완성한 주자의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을 처음 만났다. 그 가르침은 혼란스러웠던 삶의 좌표를 다시 잡게 해 준 거대한 이정표이자 강렬한 정신적 벼락이었다. 첫 구절인 ‘부모불효 사후회(父母不孝 死後悔)’는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말이다. 경제적으로 파탄 난 자신의 모습이 부모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는 사실이 괴로웠던 그는, 부모님이 눈을 감으시기 전에 어떻게든 일어서서 자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 절박한 마음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가장 강렬한 동력이었고, 악착같이 일해 부모님께 안도감을 드린 것은 인생에서 가장 다행스럽고 대견한 결단이었다.

 

재기의 진짜 비결로 그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꼽았다. 남들과 똑같이 살아서는 절대 밑바닥에서 탈출할 수 없고, ‘내일 할 일까지 오늘 앞당겨서 하자’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룰 때 오늘 할 일은 물론 내일 할 일까지 오늘 끝마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압도해야 하며, 나 자신과의 약속을 앞당겨 실행하는 지독한 성실함만이 가난과 절망에서 구해내는 유일한 밧줄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유재윤 저자를 있게 한 원동력은 ‘가족’이다. 지켜야 할 가족이 없었다면 가난과 역경을 치열하게 살아낼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인생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는 첫 사업에 참패하고 아무리 빚을 갚아도 끝이 보이지 않던 가장 어둡고 차디찬 시절이었다. 채무 독촉에 짓눌려 삶을 포기하려 한강 변을 서성이기도 했던 그는 절망의 끝에서 집에서 자신만 바라보고 있을 가족의 얼굴이 떠올랐다. 가족에게 영원한 상처와 짐을 남기고 떠날 수는 없었다. 그날 이후 과거의 나를 죽이고 가족을 위해 작동하는 ‘아바타’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남들이 포기할 때 한 번 더 달리고 쉬고 싶을 때 발로 뛰었다.

 

(주)애드브레인은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매체를 중심으로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교통 광고 전문 매체사다. 1997년 ‘브레인기획’이라는 작은 개인 사업체로 출발해 2010년 주식회사로 법인 전환했다. 사업 초기 네 명이 동업으로 시작했으나 유능했던 동업자 세 명은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났고, 그는 오직 ‘버티는 힘’ 하나로 자리를 지켰다. 남들이 기피하는 길을 포기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업계 최상위권에 올랐다.

 

청년 세대에게는 의학의 발달로 기대수명이 100세를 바라보는 만큼 긴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며, 흥미나 적성만 따지기보다 경제적 안정과 자립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면 귀천을 따지지 말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경제적 독립이 이뤄진 뒤에야 원하는 일을 선택할 진정한 권리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또 불우한 환경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길을 만드는 진취적인 의지가 필요하며, 혹독한 시련과 악조건은 자신을 더 강하게 단련시키는 ‘최고의 디딤돌’이라는 역발상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갑을 넘긴 그의 인생 2막의 목표는 여행이나 취미 생활을 자유롭게 즐기는 ‘무위도식(無爲徒食)’이며, 지금은 유튜브 채널 <유재윤의 음악 속으로>를 통해 악기 연주와 음악 감상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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