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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팜 농업회사법인㈜ 김지아 대표이사 “예천의 밭에서 식탁까지 국산 궁채와 고추에 정직한 손맛의 가치를 더하다”

  • 이지훈 기자
  • 입력 2026.11.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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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man Power - 지아팜 농업회사법인㈜ 김지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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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 개포면에서 부모님과 청년농부 삼 남매가 농사를 짓는 지아팜은 직접 기른 고추와 궁채를 가공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2022년 귀농한 김지아 대표는 이듬해 지아팜 농업회사법인㈜를 설립하고, 마을 어르신의 손맛을 오늘의 식탁에 맞는 장아찌와 다짐장으로 이어왔다. 지난해 약 2억 3천만 원의 매출을 올린 지아팜은 올해 가공품의 비중을 높이며 생산·가공·체험을 잇는 농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아 대표가 지키려는 가치는 건강과 정직이다. 국산 궁채와 고추에 집중하며 오래갈 수 있는 농업을 고민하는 김지아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지아 대표는 문경을 중심으로 경북 북부 지역을 다니며 15년 넘게 프뢰벨교사로 일했다. 코로나19로 일이 크게 줄어든 무렵 갑상선암과 임파선암 수술에 이어 뇌하수체 종양 수술을 받았다. 바쁘게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김지아 대표에게 건강을 돌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됐다.

 

치료를 받으며 고향 예천에 머물던 김지아 대표는 부모님이 평생 수박과 고추를 재배한 하우스에 눈을 돌렸다. 어린 시절 고춧대를 꺾으며 용돈을 벌던 기억도 떠올랐다. 부모님의 농사를 이어가기로 결심한 뒤 청년 창업농 지원사업에 선정돼 2022년 농부의 길을 시작했다. 2023년 1월 법인 설립으로 이어진 지아팜의 출발이었다.

 

“직접 기른 국산 원물에 마을의 손맛을 더하다”

귀농 이후 가장 큰 어려움은 판로와 가공이었다. 정성껏 키운 고추를 제값에 팔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개포면 면장에게 오랫동안 고추장아찌를 담가온 어르신이 건강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지아 대표는 사라질 손맛이 안타까워 직접 해보겠다고 나섰다.

 

전통의 조리법을 그대로 제품에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어르신들의 레시피에는 정확한 계량이 없었고, 그 방식대로 담그면 요즘 입맛에는 너무 짰다. 김지아 대표는 수십 번 다시 담그며 전통의 맛을 살리면서도 짜지 않도록 염도를 조율했다. 지역 가공업체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살균 등 기초부터 배웠다. 인허가와 서류를 준비하고 태풍으로 하우스가 망가지는 일까지 겪으며 가공의 기반을 다졌다.

 

재배에서도 작은 농가의 차별성을 고민했다. 일반 고추만으로 가격 경쟁하기보다 맛과 쓰임이 다른 품종을 키워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려 했다. 부모님에게 받은 하우스에서 이모작으로 여러 품종을 재배하는 이유다. 청양고추는 고추장아찌와 고추다짐장의 재료로 사용하고, 껍질이 얇고 아삭하며 맵지 않은 미인 고추도 기른다. 비타민 고추와 가지 고추, 폴리아민 고추에 단맛과 색이 좋은 파프리카까지 함께 재배한다. 청양고추는 칼칼한 매운맛을, 미인 고추는 생으로 먹기 좋은 아삭함을 전한다. 가지 고추는 부드러운 맛과 식감으로 구이나 볶음에 활용할 수 있다. 김지아 대표는 품종마다 다른 쓰임을 제안해 소비자가 고르는 재미를 느끼고 농가 소득도 높일 수 있기를 바랐다.

 

궁채는 직접 재배한 국산 원물이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궁채는 줄기상추의 줄기를 식재료로 이용하는 것으로, 오독오독한 식감이 특징이다. 김지아 대표는 국산 궁채를 지키는 농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재배를 시작했다. 잎을 하나씩 떼고 줄기만 골라 손질해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가지만, 직접 키운 원물의 신선함과 식감을 강점으로 꼽는다. 현재는 줄기뿐 아니라 생궁채잎도 판매하고 있다. 궁채 하우스에서 직접 잎을 따보는 수확 체험을 준비하며 소비자와의 만남도 구상한다.

 

대표 상품은 직접 기른 줄기를 골라 담근 국산 궁채장아찌다. 오래 숙성한 고추장아찌를 손으로 다져 만드는 ‘개포 고추다짐장’은 밥에 비비거나 고기에 곁들일 수 있다. 고추장아찌와 깻잎장아찌, 명이나물, 4종 선물 세트도 선보이고 있으며, 청양고추를 활용한 신제품 ‘청양고추 만능장’은 개발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김지아 대표는 제품을 만들 때마다 맛을 확인하고 기록하며 수정한다. 어르신에게 이어받은 손맛을 지키면서 오늘의 식탁에 맞게 조율하는 과정이다. 국산 궁채는 손질에 많은 손이 들어 많이 만들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지아 대표는 원물의 장점을 살리며,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게 만드는 일을 우선으로 두고 있다. 고객이 보내오는 ‘아이가 잘 먹는다’, ‘또 주문했다’라는 후기는 그 노력의 보람이다. 마을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이 이런 일을 해줘 고맙다고 말할 때도 농부의 길을 선택한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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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품질을 바탕…생산과 가공의 가치를 높이다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만든다.”

 

김지아 대표가 밝힌 경영 철학이다. 많이 만드는 것보다 믿고 먹을 수 있게 만드는 일을 먼저 생각한다. 직접 기른 고추와 궁채를 직접 가공하기에 원물부터 제품에 이르기까지 품질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가공 단계에서는 살균과 위생 기준을 지키고 정기적으로 자가품질검사를 받는다. 원료가 들어오는 때부터 생산과 판매까지 기록을 남겨 제품마다 언제 어떤 원료로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게 관리한다. 김지아 대표는 직접 만든 운영 기록 시스템으로 입고와 생산, 판매, 자가품질검사 과정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작은 농가일수록 기본을 꼼꼼하게 지켜야 소비자가 믿고 찾아준다는 생각이다. “내가 기른 농산물이 다른 사람의 몸을 만든다”라는 김지아 대표의 생각은 원물을 손질하는 손길에도 이어진다. 국산 원물을 사용하고 궁채의 잎을 하나씩 떼어내는 과정부터 정직하게 만들겠다는 원칙을 지키려 한다.

 

판매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현대H몰, 라이브커머스, SNS 등을 통해 직접 진행한다. 김지아 대표가 소개한 국산 궁채장아찌의 스마트스토어 리뷰는 688건, 평점은 4.86점이다. 전체 상품의 누적 리뷰는 1,170건을 넘었으며 스마트스토어 ‘파워’ 등급을 달성했다. 김지아 대표는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유튜브, 블로그도 직접 운영하며 매일의 농장 이야기를 나눈다.

 

방송을 통해 농장을 알게 된 이들과의 인연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SBS ‘생방송 투데이’에는 가지 고추가,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는 가족의 농사 이야기가 소개됐다. 방송을 봤다는 이들의 응원 메시지가 찾아왔고, 그중 단골이 돼 꾸준히 주문하는 소비자들도 생겼다. 김지아 대표는 방송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사람과의 만남으로 꼽았다.

 

지난해 매출 약 2억 3천만 원 가운데 대부분은 농산물 판매에서 나왔다. 장아찌와 다짐장 등 제조 매출은 5천만 원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제조 매출이 5천만 원을 넘어섰다. 김지아 대표는 농산물을 그대로 판매하는 데서 가공으로 가치를 더하는 구조가 자리를 잡아가는 변화로 받아들인다.

 

올해의 경영 과제는 제조 매출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청양고추 만능장 출시와 명절 선물 세트 판매, 기관·기업의 단체 주문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한국여성농업인예천군 이사로 청년창업농회원으로 한국농업경영인회원과 중소기업협동조합 회원사로 지역과 단체활동을 하고 있고, 작년에는 푸드케어약선학과 박순애 교수의 가르침으로 제6회 대한민국장발효대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김지아 대표는 국산 궁채와 고추라는 지아팜의 뿌리, 잘하는 일에 집중하려 한다.

 

다음 단계로 준비하는 것은 체험이다. 궁채 수확과 장아찌 만들기, 팜파티 등을 통해 소비자가 예천에 와서 밭을 보고 맛볼 수 있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6차산업 인증은 서류 심사와 현장 심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지아 대표는 생산과 가공, 판매를 직접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체험까지 연결하고, 앞으로 동생이 청년 창업농으로 함께하며 생산 규모도 키워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족과 배움의 힘…오래갈 수 있는 농업을 이어가다

가족은 농장을 함께 일구는 동료이자 김지아 대표를 지탱하는 힘이다. 함께 일하다 의견이 부딪칠 때도 있지만 몸이 불편한 중에도 농사를 도와주는 부모님, 누나를 따라 귀농한 동생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김지아 대표는 혼자였다면 지쳤을 일도 가족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3대째 이어온 밭에서 부모님과 삼 남매가 함께 일하고 마을의 손맛을 계승한다는 이야기도 지아팜의 제품에 담겨 있다.

 

김지아 대표의 좌우명은 ‘고사덕행’이다. 고마워, 사랑해, 덕분에, 행복해의 뜻을 담은 말로, 고마워컴퍼니 고디님의 코칭을 받으며 정했다. 이 네 마디로 하루를 돌아보며 가족과 고객, 마을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가 커졌다고 한다. 몸이 아팠던 경험 이후 하루하루와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소중히 여기게 된 마음도 농장을 운영하는 힘이다.

 

일을 이어가는 데에는 약속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 김지아 대표는 면장에게 직접 해보겠다고 했던 말과 딸의 농사를 돕는 부모님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은 마음이 자신을 움직이게 한다고 밝혔다. 배움도 멈추지 않고 있다. 귀농을 준비하며 약 2년간 여러 기관의 교육을 받았고,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의 180시간 6차산업 특화 창업 교육을 수료했다. 김지아 대표는 이 교육이 여러 배움을 하나로 묶어준 계기였으며, 특히 라이브커머스 교육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대구한의대 푸드케어약선학과에서 박순애 교수에게 약선을 배우고 있으며, 동양대학교 치유 농업사 양성 과정도 수료했다. 농산물이 사람의 몸과 마음에 어떤 힘이 되는지 더 깊이 알고 싶어서다. 약선에서 배운 제철 식재료의 지혜는 제품 개발에, 치유농업에서 배운 내용은 앞으로 운영할 농장 체험에 반영할 계획이다.

 

추천하는 책은 《딱 1년만 미쳐라》다. 망설이기보다 정해진 기간 온전히 몰입해 보라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아 새로운 도전 앞에 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했다. 배움을 제품과 농장의 변화로 이어가려는 김지아 대표는 국산 궁채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브랜드, 예천의 농산물과 어르신들의 손맛을 다음 세대에 잇는 농장을 꿈꾼다.

 

“엄마가 담가 준 반찬처럼 믿고 먹는 지아팜”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김지아 대표는 고객의 믿음에 보답하는 길을 한결같은 맛에서 찾는다. 장아찌 한 통과 선물 세트 하나에 담긴 신뢰를 생각하며, 오래 지나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농사짓고 장아찌를 담그는 농장으로 남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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