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원고는 왜 계약되지 않는가》 박근필 저자 “‘책 쓰기 8할은 기획이다’이다, 원고보다 기획이 먼저다”
- 저자 인터뷰 - 《당신의 원고는 왜 계약되지 않는가》 박근필 저자
수의사이자 작가, 칼럼니스트, 강연가, 커리어 스토리텔러로 활동하는 박근필 저자가 2026년 7월 28일 다섯 번째 책 《당신의 원고는 왜 계약되지 않는가》를 출간했다. 부제는 책 쓰기 8할은 기획이다. 세 번째 책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가 교보문고 자기계발 일간 1위, 예스24 자기계발 일별 1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신간은 출간 소식만으로 20여 개 매체에 보도되며 주목받고 있다. 두 번째 책은 원고 없이 출간기획서만으로 계약을 성사시켰고, 올 하반기 출간 예정인 또 다른 책은 원고도 기획서도 없이 출판사의 제안으로 계약한 경험을 가진 그를 만나 책 쓰기의 본질과 저자 브랜딩의 비결을 들어봤다.
《당신의 원고는 왜 계약되지 않는가》는 왜 어떤 원고는 계약되고 어떤 원고는 거절되는가에 답하는 책이다. 많은 예비 작가가 책 쓰기를 글쓰기라고 생각하며 문장을 다듬고 표현을 고민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하지만 출판사는 보통 원고부터 읽지 않는다고 박근필 저자는 말한다. 편집자는 매일 쏟아지는 투고 메일 속에서 제목과 부제, 목차, 출간기획서를 먼저 보고, 그 단계에서 매력을 주지 못하면 원고 파일은 열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짧게는 1~2분, 길어도 5분 남짓한 검토 시간 안에 그 원고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가 직접 수의사 진료 현장을 비유로 든 것도 인상적이다. 의무기록은 기록의 기술이고 치료 계획은 설계의 기술이다. 글쓰기와 책 쓰기의 관계가 정확히 이렇다. 글은 문장으로 완성되지만, 책은 설계로 완성된다.
“이 책이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한 문장입니다. 책 쓰기는 글쓰기가 아니라 기획이다. 기획이 80%, 원고가 20%입니다. 여기서 80과 20은 양이 아니라 출판 계약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도 비중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원고를 써도 기획이 빈약하면 계약은 어렵습니다. 반대로 기획이 탄탄하면 원고가 다소 부족해도, 심지어 원고가 없어도 편집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또한 두 번째 책을 원고 없이 출간기획서만으로 계약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출판사가 원하는 것은 원고 이전에 기획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서 저자 브랜딩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드러난다. 블로그를 시작한 날부터 쌓아온 기록과 2만 6천 명의 독자 없이는 기획서 한 장으로 계약을 이야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그는 솔직히 인정한다.
그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진실은 책은 상품이라는 것이다. 공급자인 저자가 아무리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도 수요자인 독자가 원하지 않으면 그 책은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펭귄 편집자 출신 닐 고든(Neil Gordon)은 출판 기획서의 99%가 거절당한다고 설명한바 있다. 살아남는 1%의 차이는 기획력이다.
수의사에서 다섯 권의 저자로…책 한 권이 열어준 다음 문
박근필 저자가 첫 책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를 낸 것은 가장 자신 있는 걸로 하자는 결단에서였다. 드라마 속 수의사는 멋지지만, 현장의 수의사는 할퀴고 물리고 울고 웃으며 하루를 버틴다. 그 속에 진짜 직업의 얼굴이 있다고 생각했고, 후배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책이 아니라 그럼에도 이 길을 걸을 이유가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보자는 책을 썼다. 첫 책이 바꾼 건 그의 이름이 아니라 태도였다. 책을 쓰기 전의 삶이 떠밀리는 삶이었다면, 책을 쓴 후에는 살아내는 삶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한 권이 다음 한 권을 부른다는 것을 몸으로 알고 난 뒤 그는 1년에 한 권 이상 책을 내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했다. 책은 저자와 함께 평생 남아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해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책 이후 부산시청에서 공무원 200여 명 앞에 서는 강연 제안이 왔고, 전국 37개 학교에서 진로·직업 특강을 했으며, KB국민은행 사피엔스4.0 강연, 클래스101 온라인 강의 개설, 대기업과의 온라인 백과사전 집필 협업, 25개 매체 칼럼 연재, 매주 수요일 뉴스레터 발행으로 이어졌다. 유튜브 인터뷰 채널 박근필의 피플인사이트를 2년 가까이 운영하며 60여 명의 저자와 예비 저자를 만나기도 했다. 책 한 권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저절로 온 건 아니었다. 그가 보낸 강연 제안 메일이 100통을 훨씬 넘었다. 부산시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 자립준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은 25개가 넘는 매체에 보도되기도 했다.
1:1 책 쓰기 기획 컨설팅을 하면서 예비 작가들이 가장 많이 막히는 세 지점도 뚜렷하게 보였다고 그는 말한다. 시작 앞에서 자신이 유명인도 전문가도 아니라며 주저하는 것, 자료 앞에서 수십 권의 책을 읽었는데도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것, 그리고 첫 문장 앞에서 일주일 내내 한 줄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세 가지의 해법은 모두 같다. 설계를 먼저 하는 것이다. 콘셉트와 목차가 단단하면 원고는 길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의 활동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AI 시대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직업의 세계를 탐색하는 여섯 번째 책 《알지 못하면 꿈꿀 수 없다(가제)》(파지트)를 올 하반기 출간을 목표로 집필 중이며, 8월에는 한국시니어TV S클래스에서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으로」를 주제로 2부작 강연을 녹화한다.
출간기획서가 계약의 꽃…저자 브랜딩은 기획 단계에서 갈린다
출간기획서는 책 쓰기의 시작이자 출판 계약의 꽃이라고 박근필 저자는 설명한다. 좋은 출간기획서는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책의 방향이 분명하고, 구조가 탄탄하며, 저자의 신뢰가 보여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네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유사도서와 비교했을 때 내 책과 나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왜 이 책이 지금 세상에 나와야 하는가, 이 책을 왜 내가 써야 하는가, 왜 독자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이다.
편집자는 책보다 저자를 더 신뢰한다는 점도 냉정한 사실이다. 요즘 편집자들은 투고를 받으면 저자의 SNS부터 찾아본다. 블로그, SNS, 유튜브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저자는 이력서 없이 면접에 온 지원자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박근필 저자 역시 블로그를 시작한 날부터 쌓아온 기록과 2만 6천 명의 독자가 없었다면 기획서 한 장으로 계약을 이야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출판사는 메시지만큼이나 메신저를 본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요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그는 가르치는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꼽는다. 올해 부산광역시교육청 영재교육진흥원의 초·중등 영재교육 담당 교원 직무 연수 강사로 섭외되어 AI 시대, 우리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주제로 강연을 맡았다.
박근필 저자는 스스로를 ‘그로쓰 퍼실리테이터(Growth Facilitator)’라 부른다. 수의사, 작가, 칼럼니스트, 강연가라는 여러 역할이 결국 ‘성장’이라는 하나의 목적으로 모인다는 것이다. 그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 사람이고 싶다”며, 읽고 쓰고 말하는 일이 그 도구라고 말한다.
인터뷰 말미에 박근필 저자는 1년 후 서점에서 당신의 책을 발견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직함은 직장을 떠나는 순간 사라지고 명함은 잊히지만, 책은 평생 남아 당신의 이름을 말해준다. 쓰기 시작하는 그 순간 당신은 이미 작가라는 것이 그가 전하는 메시지다. 쓰기로 결심하는 순간이 곧 작가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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