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잡화점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즐겁게 가게를 잘 꾸려가고 있다. 흠이라면 남편이 간혹 물건을 잃어버리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면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가게에 갔다가 낮에 비가 멎으면 퇴근 때는 우산을 놓고 오는 버릇이 있다.

매번 퇴근 때 우산을 놓고 집에 오는 습관 때문에 스스로 문제라고 생각하던 차에 어느 비 오는 날 우산을 가지고 출근한다. 속으로 오늘만은 퇴근 때 비가 그치면 꼭 우산은 챙겨갈 것이라는 각오와 다짐을 한다.

퇴근할 시간이 되어서 가게를 정리하고 우산을 챙겼다. 손에 우산을 들고 있는 자신이 뿌듯하기까지 느껴졌다. 전철 속에서도 손에 우산을 들고 있음을 재확인하였다. 너무 신나는 퇴근길이다. 분명히 손에 쥐고 있는 우산을 아내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이 넘친다.

집에 도착하자 벨을 누르고 문을 열어주는 아내에게 손에 들고 있는 우산을 내밀어 보이면서 “나도 한다면 하는 남자야” 하면서 의기양양함을 보여주자. 아내도 기특하다는 듯이 “정말 오늘은 우산을 챙겨 오셨네. 대단하셔”하고 칭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