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인터뷰 - 《안전문화 당신의 뇌를 깨워라》 이상택 저자
대한민국 산업 현장은 여전히 안전 문제라는 거대한 숙제 앞에 놓여 있다. 매뉴얼을 강화하고 절차를 반복해도 사고의 고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그 근본적인 원인을 ‘인간의 뇌’와 ‘무의식’에서 찾는 혁신적인 시각이 등장하여 주목받고 있다. 《안전문화 당신의 뇌를 깨워라》의 이상택 저자는 35년간 건설 현장을 누빈 엔지니어이자, 심리학 박사, 코치, 뇌 과학 연구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겸비한 ‘한국형 안전문화 혁신가’이다. 이 저자는 안전 선진국 영국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충격적인 질문, “왜 우리는 10배나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안전 문제를 공학이 아닌 인간 행동의 본질에서 파헤쳤다. 이 책은 우리의 뇌가 생존을 위해 위험에 도전하도록 진화했으며, 현대 산업 위험을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단순한 진실을 바탕으로 행동 기반과 심리 기반의 2단계 전략을 통해 리더와 구성원의 뇌를 깨우는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을 제시하며, 한국 안전문화의 새로운 기준을 설계하고 있다. 엔지니어의 냉철한 시각과 심리학자의 따뜻한 통찰이 융합된 그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상택 저자는 산업재해를 “공학이나 기술이 아닌 인간의 뇌가 만든 착각과 과신의 사건”이라고 단언한다. 수십 년간 생산성과 안전 사이에서 갈등하며 현장을 지켜온 그는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이 위험을 인식하는 태도에 깊은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심리학과 뇌 과학을 공부하며 그 해답이 인간의 ‘안전 무의식’과 ‘불안전 행동’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의 뇌는 지시보다 의미에 반응하고, 통제보다 공감에 움직이며, 반복된 요구에는 금세 무감각해집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현장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구성원의 뇌가 리더의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 산업 현장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절차의 강화가 아니라, 뇌의 안전 신경회로를 다시 설계하는 문화 혁명이 필요하다고 확신했습니다.”
이러한 확신은 《안전문화 당신의 뇌를 깨워라》를 집필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되었다. 저자는 뇌 기반 안전문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의 현장에서 전파해왔지만, 전달의 깊이와 범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강의는 순간에 머물고, 메시지가 왜곡되거나 일부만 이해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책이라는 형식만이 내가 가진 통찰을 온전히, 정확하게, 오해 없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그에게 책은 평생의 경험과 연구를 가장 정교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었다.
“산업재해는 ‘뇌가 만든 착각’, 심리학과 뇌과학으로 안전의 판을 바꾸다”
이 책의 가장 큰 차별화된 요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을 실천하는 영국 기업들과의 실무 경험을 학술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적 맥락에 맞게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그는 105년 안전학, 45년 안전문화, 30년 성숙도 모델을 통합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행동 기반.심리 기반 2단계 한국형 안전문화 모델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안전서들이 법·제도나 절차, 혹은 심리 중 하나에 편향되어 현장 실무자에게 실질적인 울림을 주지 못했던 한계를 명쾌하게 넘어섰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안전 문화를 “뇌의 신경회로를 새로 설계하는 과정”으로 구체화하고, 리더가 각성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안전문화의 핵심은 더 많은 물질을 추구하는 것이 결코 개인의 행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있다. 이러한 자각이 곧 의식의 자립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뇌에 ‘안전은 행복이다’라는 올바른 신경회로를 구축하는 것이 안전문화의 본질이다. 최고 경영자부터 모든 조직 구성원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더의 뇌가 깨어나는 순간, 조직의 안전도 깨어납니다.”
그는 리더와 관리자들에게 당부한다. 사고가 날 때마다 “왜 또?”라고 되묻는 대신, “문제는 매뉴얼도, 시스템도 아닙니다. 사람의 뇌의 설계입니다”라는 진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리더의 한 문장, 한 표정, 한 선택이 구성원의 주의력, 동기, 안전 행동을 변화시키는 신경적 신호가 된다는 통찰은, 안전이 기술 이전에 리더십의 언어임을 보여준다.
책을 집필하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안전문화라는 복합 영역을 학문적으로 증명하고 현장 실무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기 위해 심리학, 신경과학, 뇌 과학, 안전문화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논문을 천 편 이상 탐독하며 근거를 발췌했다. 이 제안된 모델이 현장에서 효과성을 갖추었는지 검증하는 작업까지 포함해 무려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제가 경험한 안전의 생생함과 심리학·뇌 과학의 학문적 연구를 한 권의 책에 완전하게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뿐이라는 확신”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회고한다.
“번아웃을 넘어선 긴 여정, ‘나’를 발견하고 ‘안전 신경회로’를 재배선하다”
이상택 저자의 삶의 여정은 ‘기술에서 마음으로, 다시 뇌와 행동으로’ 연결되는 끊임없는 탐구의 기록이다. 산업안전기사, ISO 45001 심사원에서 시작해 심리상담사, 코치, 스탠퍼드 자비명상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력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호기심과 간절함으로 채워져 있다.
그가 이 길을 걷게 된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는 ‘번아웃(Burnout)’의 순간이었다. 엔지니어로서 세계 곳곳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인정과 성취를 얻었지만, 마음속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무거운 돌덩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루를 어떻게 버텼는지도 모를 만큼 지쳐 있던 그 순간, 무심코 적어 내려간 한 문장, ‘Mentally, physically, totally burnt out.’이 저를 멈춰 세웠습니다.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는 현실과 마주한 것이죠.”
이 질문들은 그가 움켜쥐고 있던 안정된 임원 자리를 내려놓게 만들었다. 그리고 인도 바라나시, 산티아고 순례길, 남극으로 이어지는 80여 개국의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그 여정은 정상 정복이 아니라 나를 다시 발견하는 길이었습니다. 걷고, 멈추고, 자연 앞에서 작아지며 비로소 스스로와 화해하는 시간”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행복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이 아닌 ‘나의 걸음’으로 오늘을 살아내는 과정이었습니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 깨달음은 그를 심리학과 뇌 과학으로 이끌었고, 엔지니어의 눈으로는 보지 못했던 인간의 내면, 무의식, 그리고 뇌의 작동 원리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기술자로 시작해 심리학 박사가 되고, 코칭과 명상, 뇌 과학으로까지 확장한 이유는 “안전이 바뀌고 안전문화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우리의 뇌가 깨어나야 한다”라는 간절한 열망 때문이었다.
그의 인생 지침서는 루소의 《고백록》과 자신이 집필한 행복 철학서 《오늘도 하루가 설렌다》이다. 저자는 요즘 ‘3포 세대’, ‘흙수저’라 자조하는 청년들에게도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한다.
“흙수저라는 말은 현실의 무게를 표현한 단어일 뿐, 당신의 가능성을 규정하는 이름표가 아닙니다. 지금 흔들리고, 불안하고, 버겁다면, 당신은 이미 성장의 첫 관문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는 청년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너무 낮게 평가하지 않기를 당부하며, “당신 안의 불씨 하나가 인생 전체의 지도를 바꾸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불씨는 이미 당신 마음속에서 조용히 타오르고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상택 저자의 궁극적인 꿈은 단순한 안전 교육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뇌가 어떻게 위험을 오판하는지 깨닫고, 현대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안전 신경회로를 스스로 구축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위험에 도전하도록 진화했으며, 안전을 희생하도록 설계된 존재임을 이해시키고, 그 본능을 넘어설 수 있는 ‘뇌 기반 안전문화’의 재배선 작업을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 이것이 이 책을 쓴 이유이자 그의 가장 큰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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