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인터뷰 - 《언디자인씽킹》 이현식 저자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우리는 흔히 ‘완벽한 컨셉’을 찾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하지만 그 화려한 기획서가 실제 시장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일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현식 저자는 신간 《언디자인씽킹》을 통해 기존의 ‘디자인씽킹’이 가진 컨셉 중심의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 ‘시장 중심’의 실무형 사고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상품 기획부터 영업, 마케팅 현장을 두루 거치며 얻은 생생한 실전 인사이트와 학술적 토대를 결합한 그의 이야기는, 혁신의 문턱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고민하는 수많은 직장인에게 명쾌한 해답과 실행의 용기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장인들은 매일같이 풀리지 않는 복잡한 문제에 봉착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거나, 정체된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마주했을 때, 많은 이들이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서점으로 향하곤 한다. 이현식 저자 역시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는 이 중 한 명이다. 그에게 책이라는 도구는 단순히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매개체를 넘어,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상황을 객관화하여 생각하게 만들고 결국은 자신만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게 돕는 훌륭한 나침반이었다. 저자는 본인 스스로가 수많은 경제경영서를 탐독하며 길을 찾았던 열렬한 독자였기에, 이제는 자신의 현장 경험을 나누는 저자로서 그 막중한 역할을 후배들에게 이어가고자 한다.
이현식 저자가 출간한 《언디자인씽킹》은 자신의 주 전공 분야인 상품, 영업, 마케팅 영역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통찰을 후배 실무자들에게 오롯이 전수하고자 집필된 결과물이다. 저자는 신규 비즈니스의 컨셉 수립 단계부터 실제 제품이 세상에 나와 고객을 만나는 런칭 순간까지의 전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소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은 뼈아픈 깨달음의 순간들을 목격해 왔다. 기획 단계에서 아무리 논리적으로 완벽해 보였던 아이디어라도 실제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견디지 못하고 속절없이 침몰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이론서의 박제된 언어가 아닌 현장의 거친 언어로 쓰인 지침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책에는 바로 그 치열한 현장의 목소리와 실패를 통해 얻은 값진 교훈들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이 책의 주된 타깃은 혁신과 변화가 요구되는 모든 분야의 3040 직장인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현업에서 상품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며 매일 같이 결과물에 대한 압박과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실무자들을 향하고 있다. 저자는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서 조직이 범하기 쉬운 가장 큰 오류로 ‘컨셉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강력하게 지목한다. 좋은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과 완벽주의는 오히려 실행력을 마비시키고, 의사결정 과정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어 결국 제품을 출시조차 하지 못한 채 조직의 에너지만 소진하게 만든다. 이는 기획자가 빠지기 쉬운 가장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함정이며, 책은 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실천적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론적 틀 위에 쌓아 올린 현장의 실전 인사이트
《언디자인씽킹》이 가지는 가장 큰 차별점과 강점은 그 근간이 되는 탄탄한 학술적 배경에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논문인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새로운 접근>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경험을 나열한 에세이가 아니라, 학술적으로 검증된 정교한 틀이 밑바탕에 단단히 깔려 있기에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의 무게와 설득력이 남다르다. 이론적 타당성이 뒷받침된 전략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실무자들에게 더 큰 심리적 확신과 신뢰를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학술적 논문을 일반 대중이 읽기 쉬운 단행본으로 옮기는 과정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저자는 논문의 엄밀함을 유지하면서도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경제경영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기존 논문을 옆에 두고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쓰는 고단한 과정을 기꺼이 감내했다.
이러한 집필 작업에는 약 6개월의 집중적인 시간이 소요되었다. 저자가 밝힌 책 쓰기의 비결은 특별한 재능이나 기법이 아닌, ‘꾸준함’이라는 정공법이었다. 아침 시간에 정신이 맑고 집중이 잘 되는 본인의 신체적 리듬을 활용해 매일 아침과 주말을 오롯이 집필에 쏟아부었다. 워드 프로세서를 이용해 한 챕터씩 성실히 써 내려갔으며, 독자들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도록 문장은 가능한 짧고 호흡이 명료하게 다듬는 데 주력했다. 이는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일수록 빠지기 쉬운 ‘설명의 과잉’과 ‘어려운 전문 용어의 남발’을 경계하고, 독자의 눈높이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 저자의 배려이자 노력이었다.
이러한 정성 끝에 세상에 나온 원고는 특히 상품 기획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부터 뜨거운 공명과 반응을 얻어냈다. 수많은 피드백 중 저자에게 가장 큰 감동과 힘을 주었던 것은 “내가 현장에서 느꼈던 고민과 생각이 틀린 게 아니었다”라는 안도의 목소리였다. 현장에서 느꼈던 막연한 불안감과 체계화되지 못했던 의구심이 저자의 글을 통해 명확한 이론적 확신으로 바뀌었다는 독자들의 반응은 저자에게도 큰 자부심을 선사했다. 딱딱하고 관념적인 논문의 내용을 부드러운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며 가독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직접 목격할 때마다, 저자는 집필의 고단함보다는 지식 공유의 즐거움과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이론의 이해를 넘어선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다. “완벽한 컨셉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저자의 조언대로 일단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 그리고 시장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용하여 제품을 유연하게 개선해 나갔다. 그렇게 반복했더니 결국 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라는 식의 실천적 성공 사례들이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업무 문화와 프로세스가 ‘철저한 계획’ 중심에서 ‘민첩한 실행’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 어린 소망이 담겨 있는 지점이다.
신제품 개발…유치원생처럼 가볍게 시장에 던져라
많은 이들이 신제품 개발을 소수의 엘리트나 MBA 과정에서나 다룰 법한 매우 어렵고 복잡하며 고도의 지능적 설계가 필요한 작업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이현식 저자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의외로 단순하고 파격적이다.
그는 “스스로를 정교한 기획자가 아닌 유치원생이라 생각하고 제품을 시장에 내던져 보라”고 조언한다. 이는 결코 무책임하게 제품을 방치하라는 뜻이 아니다. 처음부터 시장을 한 번에 장악할 ‘강력한 필살기’를 노리며 책상 앞에서 시간을 지체하기보다, 가볍고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접근하여 시장의 실제 흐름을 몸소 체득하라는 의미다. 유치원생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유연함이 혁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완벽을 기하느라 출시의 골든타임을 놓치기보다, 부족하더라도 시장의 피드백을 겸허히 수용하며 제품을 점진적으로 진화시켜 나가는 ‘언디자인씽킹’의 정수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단순히 기획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정체된 조직 전체에 새로운 활력과 도전 정신을 불어넣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컨셉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지쳐가던 실무자들이 시장이라는 넓은 바다에서 직접 노를 저어 나가는 실전의 즐거움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자의 시선은 벌써 다음 고개를 향하고 있다.
이번 책이 신제품 개발의 ‘전략적 프로세스’와 ‘사고의 패러다임 전환’에 집중했다면, 차기작은 ‘현장에서의 마케팅’에 관한 더욱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전술을 다룰 예정이다. 책상 위에만 머무는 박제된 이론 마케팅이 아니라, 실제 시장 바닥에서 고객과 부딪히며 체득한 마케팅의 본질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실무 지식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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