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인터뷰 - 《연결의 결핍》 임영수 저자

초연결 시대가 되었다는데 왜 조직 안의 사람들은 점점 더 외로워지는가. 이 역설적인 물음에 정면으로 답하는 책이 나왔다. 경영학 박사(HR)이자 팀 다이내믹스 및 리더십 OS 설계 전문가인 임영수 저자가 4월 9일 출간한 《연결의 결핍(The Connection Deficit)》이다. 그는 메신저는 24시간 멈추지 않고 협업툴은 실시간으로 우리를 묶어두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더 멀어지는 현상을 ‘연결의 결핍’이라고 명명한다. 연결은 있는데 흐름은 없고, 관계는 있는데 작동은 멈춰 있는 상태다. 회의는 늘었지만, 공감은 줄고, 메시지는 넘치지만, 진심은 잘 전달되지 않는다. 리더는 ‘사람이 없다’라고 느끼고, 구성원은 ‘내 말이 들리지 않는다’라는 감각 속에서 버티는 것이다. 이 책은 왜 연결이 무너지는지 진단하고 무엇이 회복의 출발점인지를 살피며, IODM, 연결 OS, 리듬 OS, 리더십 5-페르소나 같은 프레임으로 실행 가능한 방안을 제시한다.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 결국 보이지 않는 흐름과 리듬에 있고, 그 흐름은 성찰만으로는 회복되지 않으며 반복할 수 있는 운영체계 즉 하나의 OS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확신이다. 그러나 책 전체를 관통하는 본질은 하나다. “다시 사람을 느끼는 리더십으로 돌아가자.”
임영수 저자가 집필에 나선 것은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들어온 한 문장 때문이었다.
“사람들을 잘 이끌고 싶은데, 지금 내가 가진 언어로는 더 이상 조직을 움직일 수 없다.”
30년 가까이 조직 안에서 사람을 관찰해 온 그가 만난 리더들 가운데 진심이 없거나 무책임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람들이 더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문제는 의지나 역량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흐름을 어떻게 회복할지 설명해 줄 언어가 없다는 점이었다. 기존의 리더십 언어가 목표와 성과를 말하는 데는 익숙했지만, 피로와 냉소, 침묵과 단절이 만연한 조직에서 무엇을 먼저 보고 무엇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지는 충분히 말해주지 못했다. 기존의 많은 리더십 이론은 리더의 태도와 마음가짐은 잘 설명하지만, 팀이 멈춰갈 때 어떤 리듬으로 다시 움직여야 하는지, 감정과 구조가 뒤엉킨 현실에서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잡아야 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다뤄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론과 현장 사이, 감정과 구조 사이, 전략과 일상 사이를 잇는 작동 가능한 리더십 언어’를 만들고자 했다. 구상부터 탈고까지 약 1년 반이 소요됐지만, 실제로는 수년에 걸쳐 현장에서 축적된 시간이 응축된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맞는다고 저자는 밝혔다.

리더십은 카리스마가 아닌 조직의 리듬 문제
이 책이 가장 먼저 겨냥하는 독자는 중간관리자다. 위에서는 성과를 요구받고 아래에서는 공감과 보호를 요구받으며, 조직 안에서 가장 많이 연결된 듯 보이지만 동시에 가장 쉽게 고립되는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많은 사람을 챙기지만, 정작 자신을 지탱해 줄 언어와 구조는 없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그들에게 “문제는 당신 개인이 아니라, 지금 당신이 버티고 있는 구조일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한 부류는 성과는 내고 있는데도 공허하고, 조직은 돌아가는데도 살아 있다는 감각이 없는 지쳐 있는 리더들이다.
이 책의 차별화된 강점을 저자는 세 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현장의 언어다. IODM, 연결 OS, 리듬 OS, 리더십 5-페르소나는 수많은 리더의 이야기와 실패, 회복의 장면 속에서 다듬어진 언어다. 둘째는 구조의 언어로, 각 장 끝의 ‘조용한 성찰(Quiet Reflection)’이 그 실행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셋째는 리더십을 힘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호흡과 흐름의 문제로 다시 보게 하는 ‘리듬’이라는 관점이다.
책 쓰기 팁으로 저자는 가상의 독자 한 사람을 눈앞에 두고 쓰는 것을 권한다. 늘 ‘지금 가장 힘든 그 팀장’을 떠올리며 썼다는 것이다. 결국 책은 한 사람에게 닿을 때 힘을 갖게 된다.
출간 후 독자들의 반응에서 가장 자주 들은 말은 “이거 제 이야기 같아요”였다. 특히 중간관리자 독자들에게서 “문제가 나에게 있는 줄 알았는데, 구조와 리듬의 문제였다는 걸 처음 알았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 책이 누군가가 자기 자신을 덜 탓하고 자기 상황을 조금 더 정확히 보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는 뜻이어서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IODM이나 연결 OS, 리듬 OS를 실제 팀에 적용해 보고 싶다는 문의도 이어졌고, 이 책이 단지 읽히는 책이 아니라 사용되는 책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감수를 맡은 전정호 교수가 “학문적 통찰의 깊이와 실무의 현실이 서로를 지지하며 완성된 형태”라고 평한 것도 저자에게 큰 위로이자 확인이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이 책이 팀 리더십 워크숍의 교재가 되거나 신임 팀장의 첫 달 독서 목록에 오르거나 1on1 대화의 기준서처럼 활용되는 것이다. 더 크게 보면, 앞으로도 팀 다이내믹스와 리더십 OS를 계속 연구하고 설계해 나갈 계획이며, 《연결의 결핍》은 그 여정의 한 챕터라고 저자는 밝혔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이 책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과 계속 싸우는 일이었지만, 현장에서 만난 리더들의 얼굴이 결국 저자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박사 논문이 바꾼 질문, 사람에서 구조로
임 저자의 인생 터닝 포인트는 두 번이었다. 첫 번째는 박사 논문을 쓰던 시기다. 성취동기와 성과의 관계를 연구하면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외부 보상만이 아니라 내면의 의미와 연결감에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그때부터 고민은 ‘조직을 효율화하는 일’에서 ‘사람이 의미를 느끼며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로 옮겨갔다. 두 번째는 첫 책 《팀 리딩》(2023) 출간 이후다. 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실제로 닿을 수 있다는 경험을 했고, 그것이 《연결의 결핍》으로 이어졌다. 학문을 현장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사명감, 그리고 박사 논문을 쓰면서 학문적 통찰이 현장의 언어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간극을 많이 봤기에 그 사이를 잇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 조직행동 연구와 집필의 원동력이라고 그는 밝혔다.
CEO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으로는 에이미 에드먼슨의 《두려움 없는 조직》을 꼽는다. 심리적 안전이 단지 좋은 분위기가 아니라 실제 성과의 인프라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 가운데서는 전정호 교수의 임파워먼트 리더십 관련 논문들도 함께 추천했다.
철학과 좌우명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리듬이고, 관계가 아니라 설계다.”
조직 안에서 생기는 많은 상처가 누군가의 의도보다 구조와 흐름이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데서 온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문장이다. 건강관리는 꾸준히 걷고 식습관과 수면 리듬을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며, 취미는 주말에 아내와 함께 등산을 즐기는 것이다. 같은 길을 걷지만 각자 자기만의 호흡과 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큰 위로이자 회복이 된다. 리더십도 건강도 글쓰기도 결국 무리해서 한 번 버텨내는 힘보다 오래갈 수 있는 자기만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리 위에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희망을 잃은 청년들에게는 “지금 당신이 틀린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전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사회가 하나의 속도와 방향, 하나의 성공 경로를 요구하지만, 사람마다 자기만의 리듬과 시차가 있다. 지금 힘든 것이 꼭 개인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라 거대한 구조 변화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자책보다 먼저 이해를, 체념보다 먼저 작은 변화를. 그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는 더 큰 구조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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