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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레시피》 박용남 저자 일곱 번 망한 사람이 쓴, 살아남는 창업의 순서

  • 양귀영 기자
  • 입력 2026.10.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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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인터뷰 - 《창업 레시피》 박용남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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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창업 레시피》를 출간한 박용남 저자는 창업을 여덟 번 했고 그중 일곱 번을 망했다. 그는 현재 애니설리반학교를 2013년에 세워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정부 지원사업 평가위원과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창업의 전 과정을 요리에 비유해서 풀어낸 이 책은 주방에 서는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는 구성으로, 일곱 번 실패한 경험을 뼈대로 삼았다. 여덟 번째 회사를 14년째 이어오고 있는 박용남 저자를 만나 책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창업 레시피》의 내용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박용남 저자는 창업의 전 과정을 요리에 비유해서 풀어낸 책이며 주방에 서는 순서를 그대로 따라간다고 밝혔다. 0장이 ‘셰프의 철학’으로 창업하기 전 자기 자신을 먼저 점검하는 부분이고, 1장 메뉴 정하기, 2장 재료 손질하기, 3장 요리 시작하기, 4장 음식 내보내기, 5장 단골 만들기로 이어지며 각각 아이템 선정, 시장조사와 준비, 창업 실행, 판매와 마케팅, 고객 관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6장 제목은 ‘다시 주방에 서기’로 재창업을 다뤘으며, 이 장을 넣은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부록으로 단계별 체크리스트, 정부 지원사업 안내, 창업 핵심 용어를 실었으며,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옆에 두고 펼쳐 보는 책이 됐으면 해서 넣었다고 전했다. 책 띠지에는 “창업은 무엇을 파느냐가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느냐의 문제다. 그러니 성공보다 생존의 법칙부터 배워라.”라고 적었으며, 이 한 문장이 책 전체의 요약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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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의 실패가 남긴 레시피

바쁜 업무 중에도 책 쓰기에 나선 이유를 묻는 말에, 그는 창업을 여덟 번 했고 그중 일곱 번을 망했으며, 그 일곱 번에 십수 년과 적지 않은 돈을 냈다고 답했다. 값을 치른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뒤에 오는 사람이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값을 또 낸다며, 강의와 컨설팅하러 다니면서 가장 자주 본 장면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십 년 전 자신이 넘어졌던 그 자리에서 지금 눈앞의 예비 창업자가 똑같이 넘어지려 하는데, 말려도 잘 안된다고 전했다. 강의는 그날 그 자리에 온 사람에게만 닿고 컨설팅은 만날 수 있는 기업 수만큼만 가능하지만, 책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가고 자는 동안에도 일한다며 그래서 쓴다고 밝혔다.

 

저술 동기와 기획 의도를 묻자, 창업 실패의 상당수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라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주방에서 제일 위험한 사람은 무엇을 만들지 정하지도 않고 팬부터 달구는 사람이라며, 아이템에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시장조사를 건너뛰고 인테리어부터 하고 간판부터 단 뒤 손님이 왜 안 오냐고 묻는다고 밝혔다. 누구에게 팔 것인지 정하고 원가를 계산하고 하나 팔았을 때 얼마나 남는지 확인하는 세 가지만 순서대로 밟아도 실패 확률은 크게 떨어진다며, 그 순서를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정리하고 싶어 주방의 언어를 빌렸다고 전했다.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집필 기간을 묻는 말에, 그는 자신이 망한 과정을 구체적인 숫자와 상황으로 드러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어떤 문단은 썼다 지우기를 여러 번 반복했고 지금도 그 대목을 다시 읽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지만, 그 부분이 빠지면 서점에 쌓여 있는 다른 창업서와 다를 게 없어지기 때문에 끝까지 남겼다고 밝혔다. 집필 기간은 본업을 하면서 틈틈이 붙잡고 있었던 약 2년이며, 정확히는 일곱 번째로 망한 다음 날부터 적어 온 메모가 원고의 뼈대였으니 재료를 모으는 데는 십 년이 훨씬 넘게 걸린 셈이라고 전했다. 저자만의 책 쓰기 팁을 묻는 말에는 세 가지를 답했다. 시간이 나면 쓰는 게 아니라 시간이 조금이라도 비면 썼으며, 이 책의 상당 부분이 출장지 호텔 방 책상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목표를 분량이 아니라 행동으로 잡아 노트북을 여는 것 자체를 규칙으로 삼았고, 한 줄만 쓰고 덮은 날은 있어도 아예 열지 않은 날은 없었다고 전했다. 목차를 먼저 세우는 것도 팁으로 꼽으며, 요리로 치면 메뉴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사람은 같은 수업료를 내지 않도록

책의 핵심 독자층을 묻는 말에, 그는 세대보다는 상황으로 말하는 게 맞다며 세 부류를 꼽았다. 첫째는 아직 돈을 쓰기 전인 예비 창업자, 둘째는 매출은 나는데 남는 게 없거나 손님이 다시 오지 않는 소상공인으로 4장과 5장을 먼저 보면 된다고 밝혔다. 셋째는 가장 마음을 쓴 독자인 재창업자로, 이들을 위해 6장을 따로 두었다고 전했다. 굳이 세대로 말하면 은퇴 후 창업을 준비하는 5060세대와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2030세대가 같은 책을 읽으며 각자의 답을 찾을 수 있게 썼다고 밝혔다.

 

책의 차별화된 요소를 묻자, 세 가지를 답했다. 첫째는 현장성으로, 여덟 번 창업해 일곱 번 망한 시선과 지금 정부지원사업 평가위원·컨설턴트로 다른 사람의 사업계획서를 심사하는 시선이 한 권에 같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둘째는 실행 가능성으로, 이론이나 개념 설명은 최대한 줄이고 단계마다 오늘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체크리스트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셋째는 재창업을 다뤘다는 점으로, 대부분의 창업서가 개업 테이프를 끊는 장면에서 끝나지만 망한 사장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라 다음 순서라며 아무도 정리해 주지 않아 직접 썼다고 밝혔다.

 

출간 후 독자들의 첫 반응을 묻는 말에, 그는 요리로 비유하니까 처음으로 창업이 이해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창업 책을 여러 권 샀지만, 용어가 어려워 늘 중간에 덮었는데 이 책은 끝까지 읽었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성공한 사람 이야기만 읽다가 일곱 번 망한 사람 이야기를 읽으니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는 반응도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 힘든 게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책을 쓰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저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는 말에, 그는 자신이 치른 수업료를 다음 사람은 내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창업 레시피》는 그 작업의 시작이며, 소상공인 마케팅을 다룬 《줄 서는 가게는 무엇이 다른가》, 창업 전반을 정리한 《인생에 한번은 무조건 창업》,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 작성법을 담은 《선정되는 사업계획서는 무엇이 다른가》가 각각 집필 중이거나 출간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창업 실패를 부끄러운 이력이 아니라 다음 창업의 자산으로 보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보태고 싶다고도 전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맺음말 제목인 ‘오늘도 주방에 서는 모든 창업자에게’가 곧 자신의 당부라고 답했다. 화려한 요리를 하려 하지 말고 오늘 나갈 한 그릇을 제대로 내보내라며, 그것이 쌓이면 단골이 되고 단골이 쌓이면 사업이 된다고 밝혔다. 창업이 누구에게나 좋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성공하는 법보다 살아남는 법을 먼저 배우라고 당부했다.

 

지금의 박용남 저자를 있게 한 원동력을 묻는 말에는 세 가지를 답했다. 첫째는 일곱 번의 실패로, 실패는 반복하면 습관이 되지만 기록하면 자산이 된다며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일곱 번을 적어 뒀을 뿐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모르는걸 그냥 넘기지 않은 습관으로, 마케팅을 몰라서 경영지도사를, 기술이전을 몰라서 기술거래사를, 유통을 몰라서 유통관리사 1급을 땄고 공학박사 학위도 같은 이유였으며 지금 관광경영학 박사과정 수료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셋째는 회사로, 2013년에 세운 애니설리반학교를 지금까지 이어오며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매일 마주하는 일이 자신을 계속 서 있게 한다고 밝혔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묻는 말에, 그는 일곱 번째로 망한 다음 날이라고 답했다. 다시 시작할 자신이 없던 시기에 종이를 한 장 꺼내 망한 이유를 감정은 빼고 사실만 하나씩 적어 내려갔으며, 자금 계획을 어디서 잘못 세웠는지, 어떤 판단을 언제 미뤘는지, 누구 말을 들어야 했는지를 적었다고 밝혔다. 다 적고 나니 처음으로 다음에 뭘 다르게 해야 하는지가 보였고, 그전까지 일곱 번은 그냥 억울하기만 했는데 이유를 적고 나서야 그게 경험이 됐다고 전했다. 그 메모 뭉치가 나중에 《창업 레시피》의 뼈대가 됐으며, 여덟 번째 회사가 14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도 그날 밤 종이 한 장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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